中 코로나19 영웅 '리원량'이 준 선물, 부인 아들 출산
2020.06.12 16:21
수정 : 2020.06.12 16:2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코로나19의 존재를 최초로 알렸으나 오히려 탄압을 받은 뒤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다 끝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중국의 영웅 고 리원량의 부인이 아들을 출산했다.
12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원량의 부인인 푸쉐제가 이날 우한시의 한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아들은 3.45kg로 건강한 상태다.
푸씨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여보, 천국에서 보고 있지, 당신이 나에게 마지막으로 준 선물이 오늘 태어났어, 나는 꼭 아이들을 잘 보살필게”라는 글과 함께 아기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축하의 메시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잇따라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에게 행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썼다. 다른 네티즌은 “이 아이가 리 박사의 정신을 갖고 선한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글을 올렸다.
의사 리원량은 지난해 12월30일 자신의 의대 동문 모임 채팅방에서 “국내 해산물 시장에서 온 환자 7명이 사스형 질환을 진단받아 우리 병원에 격리됐다”고 글을 올렸고 인터넷을 타고 급속하게 확산됐다.
중국 공안당국은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질서를 해쳤다며 그를 연행한 뒤 이른바 반성문 성격의 ‘훈계서’를 제출토록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코로나19를 공식 인정하면서 그는 유언비어 유포자에서 ‘영웅’으로 칭송받게 됐다.
리원량은 이후에도 환자를 돌보다가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 폐렴으로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리원량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등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2월7일 34살의 나이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중국 정부는 리원량이 사망한 뒤에서야 그에게 ‘열사’ 칭호를 추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