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적 마스크 대폭 개편"
2020.06.14 14:50
수정 : 2020.06.14 17:17기사원문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필수품인 공적 마스크 유통을 민간에 대폭 이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달 말에 공적 마스크 공급을 위한 보건 마스크 생산 업체들과 재계약 시한이 다가 오면서 제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날씨가 더위지면서 수요량이 급증하고 있는 여름용 비말(침방울) 차단 마스크 유통도 정부는 아직까지 민간에 맡겨 왔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쇼핑몰에서 품절된 여름용 비말 차단마스크를 공적 마스크에 포함시켜 달라는 국민들의 원성이 많아서 정부는 고민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공적마스크 공급제도 도입 넉달째가 되면서 그간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재고도 많이 확보했다"면서 "국민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하는 마스크를 편리하게 구매하실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때가 됐다"고 이같이 전했다.
정부는 조만간 공적마스크 의무공급 비율을 50% 이하로 줄이고, 수출을 30%로 확대하는 등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1500원에 고정된 공적 마스크 가격도 시장 수급에 따라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공적 마스크 납품계약의 연장을 대거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이 되면서 기존의 공적마스크가 덥고 답답하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많았다. 여름용 비말차단용 마스크 판매처가 속속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엉뚱하게도 그 원인으로 공적마스크가 지목돼 왔다. 마스크 업체들이 정부에 안정적으로 납품계약을 맺을 수 있는 공적 마스크 생산에만 치중해오면서 다소 저렴한 여름용 비말 마스크 생산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보건용 KF 마스크 생산량과 재고가 충분해 민간 유통으로 진행해도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번주부터 공적 마스크 구매 수량도 1인당 3매에서 10매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여름용 비말 차단 마스크는 공급량과 유통채널이 일부 민간업체로 한정되면서 2차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일부 e커머스와 대형마트들이 여름용 비말 차단 마스크를 수백만장씩 대량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유통하고 있지만, 전국민에게 공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부랴부랴 마스크 유통 확대를 위한 민간 인허가를 늘려왔다.
비말차단용 마스크 판매 허가업체가 추가돼 18개 업체로 확대됐다. 의약외품 허가를 받은 품목도 36개로 늘었다. 제도 시행 초기 4개 업체, 9개 품목에서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웰킵스, 파인텍 등 일부 제조업체들은 지난 5일부터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웰킵스는 하루 20만장씩 개당 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마스크 제조업체들은 네이버스마트 스토어 등의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판매를 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아직 부족해 판매 개시 후 곧바로 품절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처럼 무더위로 인해 비말차단용 마스크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들도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기 위해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이 이달 말부터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는 이른바 덴탈마스크로 불리는 일회용 마스크를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를 대규모로 실시해 소비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 6일부터 일회용 마스크 50개입 1박스를 1만5980원에 판매했다. 장당 32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매장 문이 열기 전부터 고객들이 몰리면서 번호표를 배부해 판매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상봉 바이오생약국장은 비말차단용 마스크 공급 확대와 관련해 "6월 말 100만 장을 1차 목표로 하고 그 이상 증산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서 또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 업계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