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인천… "집값 뛰지도 않았는데 실거주 수요 끊길 판"

      2020.06.17 17:33   수정 : 2020.06.17 18:24기사원문
"송도, 청라, 검단, 루원시티 이렇게 소규모로 묶을 줄 알았는데 전체를 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신도시 빼면 주변에 평당 1000만원도 안되는 구축 단지가 대부분이다. 투기세력은 보지도 못했다.

그나마 이뤄지던 거래도 앞으로 거의 끊길 것으로 예상된다."(인천 서구청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오자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 서구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보인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탓에 투자자 유입이 없던 지역까지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서다.

■구축도 전부 묶여 '불공평' 목소리

17일 방문한 인천 서구 인근 중개사무소들은 충격에 빠진 모양새였다. 이곳에 있는 아파트 단지 대부분은 20년도 넘은 구축이다. 집값이 3억원이 채 안 되는 곳도 있다. 그럼에도 이곳은 이번 규제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앞으로는 해당 지역 내 아파트를 구매하기가 훨씬 까다로워진다. 시가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신규로 구입할 경우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된다. 전세대출을 받고 아파트를 사면 아예 전세대출을 회수한다. 자금조달계획서도 제출해야 하며, 전입 의무도 강화됐다.

현장에서는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불공평하다는 의견이다. 인천 서구청 인근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특히 서구나 남동구는 아직 1~2억원하는 아파트가 많고 정부가 생각하는 투기세력이 밀려들어 온 곳도 아니다. 오히려 서민들이 실거주 목적으로 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라며 "집값이 많이 뛴 곳은 신축이 많은 청라나 검암신도시, 루원시티 쪽인데, 거기 잡겠다고 전체를 다 묶어버리면 여기 있는 서민들은 집값 상승 기대도 하지 말라는 의미 아니냐"라고 말했다.

실제 인천 서구 연희동 인근 구축 단지인 '연희한국1차', '연희극동늘푸른'의 거래가격은 대부분이 3억원 이하다. 이에 비해 바로 옆 가정동 루원시티 인근 신축 단지들은 대부분이 5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2022년 입주 예정인 '루원시티SK리더스뷰'의 분양권은 최근 6억원도 넘게 팔렸다.

■신도시 분양권값 타격 클 듯

또 다른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축 단지뿐 아니라 신도시 집값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관계자는 "정부가 3억원 초과 아파트 신규 구매에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했는데 인천에 있는 신도시 전부가 이미 3억원 초과"라며 "정말 인천에 들어오고 싶어 하거나 들어와야 하는 사람들은 신용대출이나 현금으로 매수해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누가 오겠나"라고 말했다.


루원시티 내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벌써부터 분양권을 내놔야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이곳 인근에 입주예정 단지로는 '루원시티SK리더스뷰'와 '루원지웰시티푸르지오', '포레나루원시티', '루원시티대성베르힐2차더센트로', '루원시티2차SK리더스뷰', '루원시티린스트라우스' 등 총 6개 단지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분양권 프리미엄 투자 목적으로 들어온 분들은 이제 다 수습에 나서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며 "인근 단지들이 대부분 2022년, 2023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입주 전까지 분양권 가격이 계속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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