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틀어막자 증시로… 역대급 머니무브
2020.06.18 18:10
수정 : 2020.06.18 18:10기사원문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을 사기 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5일 기준 48조2067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직전일(12일) 47조7690억원의 사상 최대치를 하루 만에 경신했고, 16일에도 48조73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29조8599억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증시가 1400선까지 급락한 지난 3월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고, 4월 1일 47조6669억원까치 치솟았다. 4월 이후 지수가 반등하며 평균 42조원 수준에서 정체됐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1일 이후 코스피시장이 조정에 들어가면서 재차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신용융자잔고도 지난 15일 12조5978억원을 기록해 2018년 6월 이후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신용융자잔고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주식시장에서 빌린 돈이다. 투자자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를 합친 즉시 증시에 투입이 가능한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29조27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조9700억원 등 모두 36조원 이상의 '역대급'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여전히 실탄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 증가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정책을 지속하며 유동성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지속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을 맴돌던 자금이 증시로 넘어오는 자금 이동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질금리가 낮아 돈을 투자해야 하는데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방향성은 너무나 명확하다. 저금리 환경 속에 부동산 시장 규제의 풍선효과로 증시에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3월 급락장에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은 증시가 폭락했을 때 주식투자 수익률이 좋다는 학습효과도 경험했다"면서 "저금리 고착화와 부동산 시장 규제 속에 저점 매수로 플러스 수익률을 경험한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