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위기 속 떠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증오로는 증오 이길 수 없어”
2020.06.19 16:10
수정 : 2020.06.19 16:10기사원문
김 장관은 이임식사에서 “최근 남북관계가 위기 국면에 접어들고 실망과 증오의 감정을 주고 받는 현재 상황에서 분명하게 말하겠다”면서 “결코 증오로는 증오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평화적으로 남북 간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남북관계에는 치유할 상처가 많고 관계 악화의 시기가 오면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이 다시 등장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상처를 덧붙이면 치유는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물러남이 잠시 멈춤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장관으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고생하는 통일부 직원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였고, 주어진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고 그동안 장관 재직의 소회를 밝히며 “넘어지지 않고 고비를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의 비판과 질책은 모두 제가 안고 떠난다”면서 “저의 사임이 지금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쇄신하고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대남발언의 강도를 높이던 북한은 지난 13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사흘 뒤인 16일 연락사무소를 폭약을 이용해 폭파시켰다. 현재 한반도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김 장관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지난 17일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