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보관-투자대행...가상자산 판 금융서비스 경쟁 본격화

      2020.06.28 13:11   수정 : 2020.06.28 13: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업비트, 빗썸, 고팍스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이자를 주거나, 투자를 대행해주는 등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는 가상자산 커스터디(Custody, 3자 수탁 및 관리) 사업이다. 특히 KB금융과 NH농협은행은 물론 자산운용사들도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사업자와 전통 금융기관 간 합작회사(조인트벤처) 설립 검토 등 협업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내년 3월 개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으로 규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기관투자자나 대기업 요구에 맞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구입 및 보관하거나 투자 대행 등 가상자산판 금융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비트-고팍스 이어 빗썸도 7월 커스터디 시작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자회사 디엑스엠(DXM)은 기관투자자 등 기업 대상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디파이(Decentralized Finance, De-Fi)’라 불리는 탈중앙화 금융을 기치로 내걸고, 송금·결제·대출 등 기존 금융 서비스에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술 및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DXM이 운영하는 가상자산 수탁서비스 ‘업비트 세이프’ 고객사 중 75% 가량은 해외를 기반으로 한 재단, 펀드, 블록체인 회사 등이다. 기밀유지협약(NDA)에 따라 업비트 세이프 고객사의 실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이 거점이란 게 DXM 측 설명이다. 업비트 세이프에 위탁된 자산 종류는 비트코인(BTC) 등 10여 개에 달한다.

빗썸 사내벤처로 출발한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 볼트러스트도 지난해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업체 헥슬란트와 정보보안업체 펜타시큐리티시스템 등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7월 중 기관 대상 '빗썸 커스터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역시 자체 커스터디 서비스 ‘다스크’를 운영 중이다. 현재 검찰·경찰 등 사법집행기관이 범죄 현장에서 압수한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다스크는 향후 골드만삭스와 코인베이스처럼 민간 업체를 대상으로 한 커스터디 서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전통 금융사들, 가상자산 사업자 협력 확산

내년 3월 시행되는 특금법은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법정화폐 중심으로 운영했던 커스터디 사업을 가상자산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커스터디 사업을 위해서는 비트코인 등 풍부한 가상자산 보유량은 물론 블록체인 및 보안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을 모색하는 대기업이나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의 블록체인 기반 다중서명기술과 분산형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 등 보안 솔루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금융회사들이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업들과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KB금융과 NH농협이 자체 커스터디 서비스를 준비하는 한편 여의도 증권업계가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들과 합작사 설립 등 협업을 추진하는 이유가 이같은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 분야 커스터디 업체들과 잇달아 기술 협업 관련 미팅을 진행 중”이라며 “우선은 비트코인이나 토큰화된 실물 자산(STO) 등이 주요 커스터디 대상이지만, 카카오 그라운드X 클레이튼 같은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 기반 코인도 커스터디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와 월렛 보안 부분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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