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소비·투자·무역 다 줄었는데 경제는 0.1% 성장?
2020.06.22 15:10
수정 : 2020.06.22 15:10기사원문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실질GDP 기준)을 0.1%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0.7% 하락했지만 하반기에 0.8%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수치와 일치한다.
■0.1% 성장? 장미빛 전망에 갸우뚱
산업연구원은 올 상반기 우리 경제가 -0.7% 하락했으나 하반기에 0.8% 성장해 연간으로는 0.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막상 산업연구원이 제시한 수치들을 보면 '0.1%' 성장 전망에는 의문이 남는다.
먼저 경제성장률의 지표인 우리나라 지난해 실질GDP 총 규모는 1850조원 수준이다. 이는 다시 정부지출을 포함한 내수와 해외로의 재화 서비스 수출로 나뉜다. 지난해 기준 내수는 66%, 해외 수입 수출은 약 34% 정도다. 정확하진 않지만 내수에서 1220조원, 해외 부문에서 430조원 정도다. 올해 0.1% 경제가 성장하려면 내수와 해외 부문을 합쳐 18조5000억원 정도가 늘어야 한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전망치 숫자를 살펴보면 올해 민간소비는 -1.9%, 건설투자-0.8%, 통관 수출 -9.1%, 통관수입 -6.4% 등 대부분 마이너스다. 반도체 분야에서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 설비투자를 하며 설비투자 부문만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마이너스인데 그 모든걸 합친 경제 성장률은 0.1% 플러스가 나온 것이다. 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는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요소별로 금액이 아닌 성장률만 제시했다. 무역수지만 유일하게 액수가 제시됐다. 지난해 389억달러(47조원)에서 올해 219억달러(26조5000억원)로 21조원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민간소비 감소, 무역수지 감소인 상황에서 올해 경제 전체가 0.1% 성장한다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에 우리나라의 가장 큰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가 어느정도 회복되고 이로 인한 수출 증가 등을 반영한 것"이라며 "내수의 경우도 상반기 침체와 달리 하반기에 정부 재정 투입으로 소비 활성화와 투자 등이 활성화 되는 부분, 3차 추경 예산 등의 효과를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문제해결 능력 뛰어난 한국 기업 덕분?
연구원은 전망치를 발표하며 "국내 생산기반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어 코로나 19 회복 이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며 "단기간 내에 문제해결 능력 등에서 한국기업이 매우 우월하여 회복기에 빠른 적응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로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시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것을 예시로 들었다. 2007년 5.4%에 불과했던 현대기아차 생산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인 2011년 8.2%까지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원은 이날 브피링을 하며 "자동차 수출은 전체 생산의 65% 정도를 차지하는 상황"이라며 "내수를 진작시켜도 수출 감소 부분은 내수가 채울 수 없다"고 말했다.
수출 회복이라는 시나리오를 근거로 0.1% 성장이라는 전망치를 밝힌 것이다. 더불어 현재 자동차 업계의 경우 테슬라를 필두로 한 전기차 시장, 니콜라를 필두로 한 수소차 등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위기 속에서 현대기아차가 반사 이익을 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국책 연구기관의 경우 민간연구기관과 비교해 보수적인(긍정적인) 전망을 내왔다. 민간경제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하며 22년 만에 역성장할것이라고 전망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