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큰그림… 이번엔 LG와 배터리 동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국내 전기자동차 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형 뉴딜의 핵심 중 하나인 전기차 및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위해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2일 LG화학 충북 오창공장을 방문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회담을 하고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현대·기아차에서는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이 정 수석부회장과 동행했고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LG화학의 신학철 부회장,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 배터리연구소장 김명환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두 그룹 경영진은 미래 배터리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LG화학 오창공장의 배터리 생산라인과 선행개발 현장을 함께 둘러봤다.

■현대차·LG, 전기차 협력 강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재편되면서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번 회담 역시 두 회사의 연구진이 협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총수 만남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현대차그룹 역시 최근 전기차 판매를 대폭 늘리고 있어 자연스럽게 국내 기업 간 협력은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4분기에 총 2만4116대의 순수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 넘는 23종을 순수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LG화학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카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LG화학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또 2022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2차 배터리 공급사로 LG화학을 선정했다.

■LG화학 차세대 배터리 연구 박차

이날 두 그룹의 수장은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수명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이 그것이다. LG화학은 세 개 모두를 개발하고 있지만 리튬황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재로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로 리튬 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해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배 이상 높고 희귀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경쟁력도 뛰어난 배터리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변경해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배터리로 LG화학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양산공정을 활용할 수 있는 타입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래 배터리들의 상용화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LG화학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포함해 13조~14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조원가량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mail] 이병철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