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혁신으로 일군 '한국 아마존'… 올 매출 10조 노린다

      2020.06.22 17:31   수정 : 2020.06.22 17:31기사원문
K유니콘의 성공에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끊임없이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고 시장을 일궈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글로벌 산업은 혁신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이 같은 혁신에 가장 먼저 다가간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인류의 생활까지 변화시켜왔다.

하지만 K유니콘들은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해외로부터 자본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콘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지만 정작 잇속은 해외자본이 챙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K유니콘의 발굴과 적절한 투자 유치를 위해 유니콘 기업에서 출발해 국내 간판기업으로 성장한 곳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포스크 코로나' 시대에 쿠팡의 존재감은 크다.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기치 아래 대담한 도전을 거듭해온 쿠팡은 최근 코로나19 반사익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지난 2010년 소셜커머스란 이름으로 등장할 당시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성과다.

10년 만에 어느새 매출 7조원대의 유통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은 올해 매출 10조원대를 노리고 있다.

'쿠팡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대중적 인식이 자리잡을 때까지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쿠팡은 최근 대세가 된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소셜커머스에서 e커머스 대세로

지난 2010년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으로 닻을 올린 쿠팡의 시작은 사실 미약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고 '일정 인원 이상의 구매자가 모여 반값 할인 혜택을 받는다'는 소셜커머스는 꽤 많은 호응을 얻었지만, 사실 전체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보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다만 20~30대 젊은층의 호응이 컸던 만큼 수백개 업체가 순식간에 난립할 정도로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치열한 출혈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업체는 '대형 3사'로 꼽혔던 쿠팡을 비롯해 위메프, 티몬 정도다.

쿠팡은 소셜커머스라는 틀을 벗고 다품종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병행하는 e커머스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로켓배송이다. 2014년 첫선을 보인 로켓배송은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받는다'는 익일배송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는데, 당시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e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물류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실패'에 무게를 둔 비판적 시각도 컸다. "굳이 하루 만에 배송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가" "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과연 많을까"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로켓배송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쿠팡의 최고 인기상품으로 성장의 핵심 밑거름이 됐다. 최근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부터 홈쇼핑, 편의점 등 유통 플랫폼 대부분이 뛰어든 배송전쟁의 시발점이 됐다.

■올해 매출 10조원 달성할까

지난해 쿠팡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4.2%가 성장한 7조1553억원이다. 로켓배송을 론칭하기 직전인 2013년 1조원대에서 무려 7배가 성장했다. 영업손실 7205억원으로 '만년 적자'라는 꼬리표는 떼지 못했지만 2018년 1조원을 넘긴 적자 규모를 대폭 줄였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배송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됐고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유통 시장에서 쿠팡의 성장세는 말 그대로 눈부시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월 결제대금 기준으로 쿠팡은 2018년 2월 이베이코리아, 11번가에 이어 3위였지만 2018년 10월 2위로, 2019년 10월에는 1위로 올라섰다.

올해 1·4분기인 1~3월 와이즈앱이 분석한 쿠팡의 월 결제액은 1월 1조4400억원, 2월 1조6300억원, 3월 1조7700억원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쿠팡의 상승세에 따라 입점 셀러들도 혜택을 보고 있는데, 연매출 30억원 이하 미니기업 6만2000개가 지난해 쿠팡과 함께 성장했다. 쿠팡 파트너사 10개 중 7개가 이런 미니기업들이다. 이들이 지난해 쿠팡을 통해 올린 매출은 4조원이 넘었다. 전년보다 미니기업 수는 1만5000개 늘었고 매출은 1조4000억원 늘었다.

쿠팡이 코로나19 사태 반사익을 본 가장 큰 이유는 전국배송 체계에 있다. 쿠팡은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전국 단위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이 가능한 업체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에는 전국 로켓배송센터가 27개에 불과했다면, 지난해 그 숫자가 168개로 6배가 늘었다. 제주도까지 로켓배송센터가 들어서면서 로켓배송센터에서 10분 거리 내 사는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도 같은 기간 259만명에서 3400만명으로 13배 뛰었다. 실제로 쿠팡은 올 초 일일 역대 최대 주문치인 330만건을 기록한 뒤 평균 300만건을 유지 중이다. 마켓컬리의 한달 배송량이 150만~180만건, SSG닷컴이 30만~50만건인 점을 감안하면 확연한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쿠팡의 새로운 목표는 최대한 많은 소비자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를 체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앞선 기술의 편리함을 경험한 이들은 불편함으로 회귀하지 못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고객층인 20~40대뿐만 아니라 50~70대까지 쿠팡 경험치를 쌓았다는 점은 쿠팡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부천물류센터 코로나19 확진자 사태로 쿠팡 대응 체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쿠팡을 찾고 구매하는 비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쿠팡을 향한 세계 주목도도 커졌다. 쿠팡은 2016년 포브스의 '2016년 30대 글로벌 게임 체인저', MIT 테크놀로지 리뷰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50대 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미국 패스트컴퍼니의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아태지역 2위에 꼽혔다. 패스트컴퍼니는 지난해 5월 김범석 쿠팡 대표를 '2019 가장 창의적인 기업인 100인' 중 한 명으로 꼽은 바 있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향한 준비도 차근차근 이어가고 있다.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지주사인 미국법인 쿠팡 LLC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고, 나이키 출신의 재무전문가 마이클 파커가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최고법률책임자 겸 최고윤리경영책임자(CCO)에 월마트 출신의 제이 조르겐센, 최고재무관리자(CFO)에 알베르토 포나로 등 거물급 외국인 인사들이 영입됐다.


김 대표는 "우리가 고객에게 쇼핑이 이렇게 쉬울 수 있고, 배송이 이렇게 빠를 수 있다는 걸 계속 보여준다면 고객은 어느 순간 쿠팡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말하는 순간까지 기술 혁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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