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日 아베가 트럼프 설득” 北과 종전 선언 말려

      2020.06.22 18:15   수정 : 2020.06.22 18: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북한과 종전 선언을 검토했으나 일본의 반대로 생각을 바꿨다는 증언이 나왔다.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발간 예정인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통해 당시 회담 준비과정에서 일본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담 일주일 전 트럼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오찬을 함께했다며 "트럼프가 한국전쟁을 자신이 끝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료돼 있었다"고 소개했다.

볼턴은 "나는 특정 지점에서 북한에 그런 양보를 하는 것을 꺼리지는 않았으나 트럼프가 당장 하려고 한 것처럼 그걸 공짜로 줘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볼턴은 이와 관련해 일본의 입장이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양보를 할지도 모른다는 데 대해 일본이 특별히 불안해 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날 오후 워싱턴DC를 방문하는 야치 쇼타로 당시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무슨 얘기를 할지 대단히 듣고 싶었다"고 적었다.

회고록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트럼프를 설득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볼턴은 아베가 2018년 6월 캐나다 퀘벡에서 열렸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가는 길에 워싱턴DC에 들렀다고 전했다. 아베는 트럼프에게 "북한인들은 살아남은 자들로, 그들은 자기네 체제에 목숨을 걸었다. 그들은 매우 거칠고 약삭빠른 정치인들이다. 이게 다시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생각하면 그들은 옛날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은 그날 아베가 트럼프와 북한을 주제로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아베가 그전에도 트럼프를 방문해 북한에 대한 호전적 입장을 종용했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2018년 4월 미일 정상회담 후 아베가 "북한은 미국이 최대의 압박과 압도적 군사력 위협을 가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며 이는 자신의 지론과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의 방미를 놓고 트럼프가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지 않도록 의지를 굳히는 데 시간상으로 완벽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당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며 평화체제 구축 약속에 대한 후속조치 가능성을 언급하는 데 그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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