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속 또 벌어진 대북 ‘삐라’ 살포..정부 고심 커진다

      2020.06.23 17:16   수정 : 2020.06.23 17: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3일 대북 전단(삐라)를 지난 22일 자정께 북쪽으로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남북 간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벌어진 탈북민 단체의 이번 대북 삐라 살포는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부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통일부 이날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삐라를 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지점과 행위에 대해 경찰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고, 저희(통일부)도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 11일 이 단체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대북 전단이든 대남 전단이든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양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전단 살포 활동을 중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면서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해 비생산적 전단 살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이날 “6명의 회원들이 22일 밤 11~12시경 경기도 파주시에서 ‘6·25 참상의 진실’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용 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 애드벌룬으로 살포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우리 앞에는 김정은이라는 잔인한 원수가 있고 문재인 정권이 뒤에서 협락하고 있지만 거짓과 위선에 사실과 진실로 싸우는 탈북자들의 외로운 싸움은 이천만 북한 인민의 자유해방을 위한 정의의 투쟁”이라면서 계속 삐라를 날리겠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이 단체의 삐라 살포에 대해 "정부가 대북전단 및 물품 살포 금지 방침을 밝히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단 및 물품을 북한에 살포하려고 시도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정부는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박상학 대표와 관련자들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홍천군 서면 일대에서 2∼3m 크기의 대북전단 살포용 비닐 풍선이 발견됐다. 파주에서 살포한 삐라가 바람을 타고 파주에서 동남쪽으로 약 70km 떨어진 홍천까지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은 대북 삐라를 살포한 탈북민 단체와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정부가 결국 '최고 존엄'을 모욕했다면서 “1200만장의 대남 삐라를 남조선 종심까지 날려 보내겠다”고 연일 협박하고 있다.

민감한 시기에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삐라 살포는 접경지역에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이 대결 국면이던 시절 북한은 "삐라 살포 원점에 대해 포격을 가하겠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보였기 때문에 현 국면에서라면 군사적 도발도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정부는 무단 삐라 살포 행위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13조 반출승인 규정 위반을 적용하고,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을 근거로 지자체 등과 협조해 삐라 살포를 막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탈북민 단체에 법적 처벌도 가능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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