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별미 '짜장면'…북한에선 어떻게 먹을까?
2020.06.29 07:00
수정 : 2020.06.29 09:39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우리의 달착지근한 짜장면 맛과 달리 북한의 짜장면은 된장 맛을 살려 구수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다만 돼지고기와 감자 등이 어우러진 짜장면에 오이채 고명을 얹은 모양새가 우리의 짜장면과 굉장히 닮았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27일 자 보도에서 "공화국의 수도 평양에는 짜장면을 잘 만들기로 소문이 난 '선교 짜장면집'이 있다"라며 북한의 짜장면을 소개했다.
매체는 "원래 짜장면은 다른 나라의 음식으로 그 나라 사람들의 구미에 맞게 되어있다"라며 "하지만 이 식당에서는 우리 인민의 구미에 맞게 그 제법(조리법)을 개선했다"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에 짜장면이 들어온 것은 1882년 임오군란 이후로 청나라 상인·노동자들이 인천에 들어와 먹기 시작한 작장면(炸醬麵)이 짜장면의 시초다. 이후 남북이 갈라지며 남북의 짜장면도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우리나라 짜장면의 주 양념은 춘장이다. 춘장은 1948년 화교 출신 왕송산씨가 중국 된장의 하나인 '첨면장'에 캐러멜을 섞어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든 장이다. 이후 1950년대 밀가루로 만든 한국식 춘장이 탄생하게 되며 우리 입맛에 맞는 짜장 소스가 만들어졌다.
이에 반해 북한 짜장면은 된장을 기본양념으로 한다. 매체는 된장의 맛을 잘 살린 짜장면을 두고 "구수하면서도 향기롭고 감칠맛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 된장에 돼지고기, 감자, 양파 등을 볶아 만든 짜장 소스를 '된장즙'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짜장용 소스인 된장즙은 북한 인민의 기호에 맞게 따로 만들어진 양념이다.
매체는 "다른 나라의 제법대로 향료를 많이 두면 향냄새가 세고 쓴맛이 나 우리 인민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라며 "맛을 잘 살리자면 무엇보다도 된장즙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매체가 소개한 선교 짜장면집이 유명 맛집이 된 배경에는 요리사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 인민의 입맛에 맞는 짜장면이었다.
매체에 따르면 이곳 요리사들은 돼지고기와 홍당무, 버섯, 양파, 생강, 된장, 농마(녹말)가루 등으로 만드는 된장즙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가며 그 제법을 개선해왔다. 또 인민들의 구미에 맞게 향료를 적당히 두면서 짜장면의 맛과 향기를 독특하게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어 된장즙을 만들 때 잘게 썬 감자 토막들을 같이 넣어 맛과 영양가를 높였고 특히 고명에 오이채를 곁들여 상큼한 맛을 살렸다고 치켜올렸다.
최근 북한 주민들은 돼지고기와 감자, 된장 등이 많이 들어가는 짜장면을 다른 음식보다 영양가가 높은 음식으로 여긴다고 한다. 또 요즘엔 주문 배달이 가능해져 배달을 통해 짜장면을 즐기는 북한 주민들도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편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조선요리협회 중앙위원회가 선발한 20여 가지 명요리 중 '창광봉사관리국 짜장면집'의 짜장면이 선정되기도 했다. 해당 명요리들이 인민들의 호평을 바탕으로 선별된 만큼 북한에서의 짜장면에 대한 인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