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4권과 5권, 국보로 지정된다
2020.06.29 13:45
수정 : 2020.06.29 13:45기사원문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삼국유사 권4~5'는 부산 범어사 소장본으로 총 1책이며, 전체 5권 중 권4~5만 남아 있었다.
현재 동일판본으로 지정된 국보 제306호와 국보 제306-2호 등 2권과 비교했을 때 범어사 소장본은 비록 완질은 아니지만 1394년 처음 판각된 후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른 자료로서 서지학적 의미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지정본에서 빠진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자, 중종 7년인 1512년 간행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어 현재까지 알려진 삼국유사 판본에 대한 교감과 원판 복원을 위한 자료로서 역사적, 학술적인 중요성이 크다고 평가됐다.
아울러 범어사 소장본은 서체, 규격, 행간 등에 있어 후대에 간행된 1512년 간행된 판본과 밀접한 양상을 보여 조선시대부터 판본학적으로도 중요하게 인식됐으며, 단군신화를 비롯해 향찰로 쓴 향가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 연구에도 많은 참고가 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삼국유사 권4~5'와 더불어 중국 원나라 법전인 '지정조격 권1~12, 23~34'도 국보로 지정 예고 했다. 이 책 또한 비록 완질은 아니지만 국내외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된 현존하는 유일의 원나라 법전으로 경주 양동마을의 경주손씨 문중에 600년 넘게 전래되어 온 문적이다. 원나라는 1323년, 1346년 두 차례에 걸쳐 법전을 편찬했지만 명나라 초기에 이미 중국에서는 원본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이후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나 2003년 우리나라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조사 연구진이 발견해 세상에 처음 알려지게 됐다.
'지정조격'은 고려 말에 전래돼 우리나라 법제사와 문화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고려 말까지 형사법 등의 기본법제로 채택되었고 조선에서는 '경국대전' 반포 이전까지 중국의 법률과 외교, 문화 제도를 연구하는데 주요 참고서로 활용됐다.
문화재청은 국보로 지정 예고한 총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