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아들 마약의혹 제기' 박헌영, 항소심서 집행유예
2020.06.30 13:16
수정 : 2020.06.30 13: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마약 투여 관련 허위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된 박헌영 전 K스포츠 재단 과장(42)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박 전 과장이 반성을 하고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차은경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12시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박 전 과장에게 원심인 징역 8월을 파기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인의 죄질은 좋지 않으나, 범행 이후 SNS에 사과글을 게시하는 등 반성을 하고 있다"며 "관련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 전액을 지급했고, 추가로 지급을 하려 했지만 공탁접수를 하지 못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이전에 별다른 형사처벌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며 "SNS에 올린 글이 기사화 돼 파급력이 커질 것을 사전에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 전 과장은 2017년 7월 자신의 트위터에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44)로부터 이씨가 마약을 투여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같은 날 한 방송 프로그램은 2015년 9월 당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둘째사위의 마약 사건을 보도하며 이씨가 연루됐는데도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위 내용은 모두 허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마약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마약범죄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때 마약을 투약했다고 지목당한 사실은 개인에게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며 "피고인은 사건 당시 고영태와 함께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로 주목을 받고 있어서 언행 하나하나가 대중에 관심 안에 있었음에도, 직접 경험하지 않고 자신이 운전하는 승용차 옆에 앉은 고영태와 가볍게 대화하다가 들은 사실 하나를 근거로 전파성이 높은 트위터에 거짓 사실을 두 번이나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러낸 거짓 사실의 내용을 보면 그 표현이 조악하고 적나라하여 피해자의 명예에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주고 있다"며 "피고인은 연기된 사건 선고기일 전날에야 확정된 민사판결 위자료를 변제했지만 이전까지 진지한 사과,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전 과장이 그간 성실히 수사에 임한 점, 가족 및 주변인들과 유대관계가 좋은 점 등을 고려해 도주의 우려가 없어 법정구속을 하진 않았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