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래휴양형단지 투자 실패…JDC, 1200억원 물어낸다
2020.06.30 20:43
수정 : 2020.06.30 21:14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대법원의 토지수용 무효 결정과 인·허가 무효 판결로 중단됐던 서귀포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에 대해 사업자 측이 제기했던 3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5년 만에 일단락 될 전망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문대림, 이하 JDC)은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1민사부가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의 제주 법인인 버자야제주리조트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강제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 3500억원 소송 5년 만에 종지부…JDC, 1일 기자회견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은 JDC가 버자야그룹의 손해배상 청구액 3500억원 중 실제 투자한 1200억원 상당을 JDC가 지급하는 대신, 버자야그룹은 법무부에 제기한 4조4000억원에 달하는 ISD(투자자와 국가 간 분쟁 해결·Investor-State Dispute) 중재의향서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ISD는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이나 정책 등에 의해 피해를 본 경우 국제경제기구인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제소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이처럼 JDC가 국내외 소송에 지면 무려 4조7500억원을 배상해야 했지만, 이번 강제조정 결정으로 급한 불은 끄게 됐다.
JDC는 이에 대해 이날 이사회를 갖고 조정안을 승인했다. 버자야그룹의 탄 쓰리 빈센트 탄(Tan Sri Dato' Seri Vincent Tan) 회장도 화상회의를 통해 조정안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이 최종 성립되면, 버자야는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JDC는 이번 조정으로 4조4000원대의 국제소송을 피하고, 3500억원에 달하던 손해배상액도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 사업 미래 여전히 불투명…토지주와 잇단 소송 진행중
JDC는 우선 차입으로 손해배상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손해배상금은 이날부터 35일 안에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버자야그룹과의 소송은 일단락됐지만 예래동 토지주들과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 사업은 버자야그룹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2조5000억 원을 들여 서귀포시 예래동 부지 74만1000㎡에 1531실의 휴양콘도와 935실의 호텔, 의료시설, 상가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하지만 2015년 3월 토지주 4명이 제기한 토지수용재결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국토계획법상 유원지 정의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토지수용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같은 해 7월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강제수용된 토지를 돌려달라는 토지주들이 소송을 제기해 승소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JDC는 7월1일 기자회견을 갖고 버자야그룹 측에 지급할 정확한 금액과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