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사태’ 핵심 양호 前 행장 “이번 사건과 무관”

      2020.07.01 15:37   수정 : 2020.07.01 16: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에서 핵심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호 전 나라은행장(사진)이 이번 사건과 자신은 관련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양 전 행장이 옵티머스운용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자신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 완료’를 내걸었고, 옵티머스운용의 회장으로도 활동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1일 양 전 행장은 최대 5500억원대 환매중단 가능성이 제기된 옵티머스 펀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근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몰랐다”며 “모든 사실이 검찰조사를 통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단순 자문단으로 활동했을 뿐 회사의 업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양 전 행장은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와 함께 옵티머스운용 경영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특히, 그는 옵티머스운용의 고위급 자문단으로 활동했던 이헌재 전 부총리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옵티머스운용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양 전 행장은 2017년 김 대표와 이혁진 전 대표 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2017년 9월 옵티머스운용의 상근직 회장으로 선임돼 이듬해 3월 말까지 회장으로 등재됐다. 또 당시 2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옵티머스운용 지분을 보유한 뒤 현재(3월 말 기준 14.8%)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다.

양 전 행장은 같은 해 8월 △주주총회를 통한 감자 결의 △금융감독기관의 감자 승인 완료 △금융감독기관의 대주주 변경 승인 완료 등 내용을 담은 투자확약서를 옵티머스운용에 제출했다. 20대 1 감자가 이뤄지면 이 전 대표의 지분이 줄어들고, 증자 후 자신이 최대주주에 올라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당초 본인이 옵티머스운용의 대주주가 되려 했으나 적격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금융당국에 양 전 행장으로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대표 측은 지난 2017년 12월 김 대표와 양 전 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배임) 및 금융회사지배구조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금융감독원에 관련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형사사건은 각하 처분됐고, 2018년 7월 투자확약서 내용대로 양 전 행장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이 이뤄졌다.
이 무렵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운용의 사내이사직을 내려놨다.

양 전 행장이 이 전 대표에서 김 대표로 경영권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가 옵티머스 사태의 연결고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옵티머스운용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양 전 행장은 애초에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증자 참여 때부터 대주주가 되겠다는 투자확약서를 썼다”며 “단순 자문단이 아닌 옵티머스 경영진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이진석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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