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백악관, '봉숭아학당' 같아…볼턴은 편집증 환자"
2020.07.02 10:52
수정 : 2020.07.02 10:52기사원문
문 특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미국 정책결정이 혼란스럽고 예측불가능 하다고 느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회고록 파문을 일으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서는 "편집증 환자"라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볼턴 전 보좌관은) 자기 이론 체계가 정확하고, 조금도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집요하게 추적하는 사람"이라며 "워싱턴에 그런 환자가 굉장히 많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문 특보는 "볼턴은 최대한으로 압박으로 제재하되 저항하면 군사력도 불사해야 한다는게 기본적 생각이다. 북한이 최전방에 전진배치한 장사정포를 선제 타격해 궤멸시키는 동시에 핵과 미사일시설을 정밀 타격하면 끝난다고 생각했다"며 "패권주의, 최대한의 압박, 군사 사용론 등 세가지 시각에서 회고록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볼턴의 가장 큰 우군은 아베 총리였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가서 말하면 야치 쇼타로(당시 일본 국가안보국장)가 가서 흔들고, 문 대통령이 전화하면 아베가 흔들었다"면서 "아베 총리의 기본 주장은 '절대 제재완화는 안된다', '북한은 믿을 수 없다', '강력한 제재 만이 비핵화를 가져온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두 번째 우군은 펜스 부통령이다. 폼페이오(국무장관)는 볼턴과 연합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도 "폼페이오는 기회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건 국무부 부장관에 대해서는 "아주 나약한 협상가", "북한이 불러주는 대로 플랜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이뤄진 북미간 협상이 '노딜'로 끝난 과정도 거론했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에 최초 협상안을 만들라고 했는데, 우리 정부 안과 상당히 비슷했다. 북한이 핵동결만 해도 (제재를) 부분적으로 풀고, 로드맵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풀자는 것"이라면서 "볼턴이 비건이 만든 안을 보더니 바로 (백악관)비서실장과, 펜스에게 전화해 이건 완전히 미국을 망치는 거고, 북한 연대보증이라고 다시 만들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볼턴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문 대통령"이라며 "햇볕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북한을 과도하게 신뢰해 본인이 잘 될거라는 희망적 사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각으로 보면 우리 대통령이 참 잘했다. 난공불락의 백악관을 치고 들어가 수문장 역할을 하는 볼턴을 뚫으려 정의용 실장이 얼마나 노력했나"라고 평가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