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34년간 23번 범행 14명 살해 '욕구불만 사이코패스'

      2020.07.02 11:14   수정 : 2020.07.02 13: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34년만에 밝혀진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의 진범 이춘재에 대한 경찰의 재수사 결과가 1년 만에 마무리됐다.

경찰은 이춘재가 지난 1980~1990년대까지 모두 14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9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과 강도질을 벌이는 등 23건의 범죄를 확인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은 2일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알려진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10건의 살인사건을 모두 저지른 것으로 최종 결론내렸다

이춘재 34년간 23건 범행 14명 살해

경찰 조사 결과 이춘재는 그동안 미제로 남아있던 화성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 10건 모두의 진범으로 확인됐다.

첫 번째 살인사건은 1986년 9월15일 발생했다.

이 가운데 1988년 9월 16일 화성 태안읍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8차 사건의 경우 이듬해 윤모(53)씨가 범인으로 검거됐지만, 이춘재의 자백으로 32년만에 진범이 밝혀지게 됐다.


당시 억울하게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현재 재심을 청구해 수원지법에서 재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 4건의 살인사건도 이춘재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특히 1989년 7월 7일 화성 태안읍에 살던 김모(당시 8세) 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은 그동안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살인사건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이번 수사에서 이춘재가 김양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8차 사건 관련해 수사 참여 경찰관 및 검사 등 8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초등생 김모양 살해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참여 경찰관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해 송치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이춘재는 살인 말고도 34건의 성폭행 또는 강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지만, 경찰이 살인사건 피해자들 유류품에서 나온 이춘재의 DNA 등 증거를 토대로 재수사한 결과 14건만 이춘재의 소행으로 확인했다.

이춘재, 사이코패스 성향 '욕구불만이 가학적 범죄로'

경찰은 이춘재가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삶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하다가, 군 전역 후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된 욕구불만의 상태에서, 상실된 자신의 주도권을 표출하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춘재는 특히 성범죄와 살인을 지속적으로 저질렀음에도 죄책감 등의 감정변화를 느끼지 못하게 되자, 자신의 감정상태에 따라 살해하면서 연쇄살인으로 이어지게 됐고, 점차 범행수법도 잔혹해졌으며 가학적인 형태로 진화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춘재는 초기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범행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자신의 건강 및 교도소 생활만을 걱정하는 등 이중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의 범행과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과시하고 언론과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등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춘재의 범행동기는 "욕구 해소와 내재된 욕구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가학적 형태의 범행을 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