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스윙' 최호성, "아내가 캐디백을 매니 든든하다"
2020.07.03 18:23
수정 : 2020.07.03 18:23기사원문
3일 경남 창원 아라미르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0시즌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2라운드를 마친 '낚시꾼 스윙' 최호성(47)은 동반자인 양용은(48), 김경태(34·신한금융그룹)와 인사를 나눈 뒤 캐디에게 다가가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면서 다정스럽게 어깨를 감싸 안았다. 최호성의 캐디는 다름아닌 '아내' 황진아(39)씨였다.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에서 활동하는 최호성이 국내 대회에 출전할 때면 작년까지는 캐디백은 장인 황용훈씨 몫이었다.
최호성은 코로나19 때문에 부득이 아내 신세를 지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같이 생활하는 아내야 말로 가장 믿을 수 있지 않느냐"면서 "조심하자는 뜻에서 아내의 도움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 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캐디백을 맡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아내 도움에 의지하겠다는 것.
전문 캐디와 달라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만 그래도 왠지 마음만은 든든하다. 그것은 이틀간 성적으로 충분히 가늠된다. 최호성은 첫날 9언더파 63타를 몰아친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4타를 줄여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2위에 자리했다. 그는 "아내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하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고, 좋은 점이 참 많은데 설명이 잘 안 된다"며 웃어 보였다.
'초보 캐디' 황씨도 남편의 9년만의 국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 기회를 만드는데 나름 일조했다고 생각돼서인지 피로도 잊은 채 연신 싱글벙글이다. 황씨는 "힘들긴 하지만 남편의 경기를 바로 옆에서 보니 정말 짜릿짜릿한 순간이 많다"면서 "언제 잘릴지 모르지만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는 계속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최호성은 인간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오른손 엄지 절단의 장애를 극복하고 26세의 늦은 나이에 골프에 입문, KPGA코리안투어서 통산 2승, 해외 3승을 거두고 있어서다. 이른바 '낚시꾼 스윙'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최호성은 JGTO투어의 개점 휴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당분간 국내 대회에 출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천명'의 나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최호성은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눈물 겨운 각고의 노력을 한다. 투어가 중단된 지난 7개월 동안 그는 근육량을 유지하고 유연성을 높이는 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최호성은 "남은 이틀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승을 향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