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에 간다며 사라진 아들… 희망 놓지 않아"

      2020.07.06 18:28   수정 : 2020.07.06 18:36기사원문
"아직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있어요. 50년 전 입양된 아이도 찾잖아요. 만나지는 못하고 살고 있지만, 어디 있든지 바르게 크고 있길 바라요." 아버지 김기석씨(63)는 34년 전 생이별한 아들에게 "꼭 만난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며 끝내 목소리가 떨려 왔다.

6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센터에 따르면 김씨의 아들 호군(37·당시 3세)은 1986년 11월 4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비래동에서 실종됐다. 당시 작은아버지 집에서 지내고 있던 김군이 "이웃집에 놀러 간다"며 나선 뒤 소식이 끊긴 것이다.

축사를 운영하고 있었던 이웃집에서는 "점심 때 잠깐 왔다 갔다"며 그 이후 아들인 김군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그 이후 김씨의 시간은 멈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웃집 축사의 오물통을 모두 뒤져보기까지 했으나 김군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후 아들의 사진과 인상착의가 담긴 전단지를 전국에 붙이고 나눠주면서 김씨는 아들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20여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거동이 불편하지만 아들 찾기에 멈춤은 없었다.

그마저도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어렵다고 김씨는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밖에 잘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며 "건물에 들어가 전단지 배포도 어렵고, 다른 실종아동 부모들도 꼼짝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경찰에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기실종된 아동을 전담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실종추적팀이 지방청에 있는데 담당자 연락처도 모른다. 그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을 '똘똘했던 아이'로 기억한다.
그는 "꿀밤이라도 한 대 주려고 하면 '말로 하세요' 하고, 이야기도 잘하는 아이였다"며 "살아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군은 배에 수두 자국이 있고, 비교적 납작한 얼굴을 가졌다.
집에서는 '호야'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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