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위기

      2020.07.07 17:34   수정 : 2020.07.07 17:40기사원문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정기평가에서 기업들에 신용등급 개선의 기회를 주며 강등을 자제한 것으로 평가된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기업은 쏟아져 나왔지만 실제로 등급이 강등된 곳은 지난해 수준에 그쳤다.

7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부정적 등급전망 및 하향워치(하향 검토대상 등록)가 부여된 기업 수는 모두 57개다.

긍정적 전망이 부여된 기업이 11곳인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등급 올리기보다 등급을 내리는 기업의 수가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

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은 대부분 코로나19 사태로 재무안정성에 타격을 입은 곳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연이화, 대성엘텍, 대흥알앤티, 흥아포밍, 부산주공, 경창산업 등의 자동차부품사의 신용등급 전망이 대거 하향조정됐다.

이경화 나신평 연구위원은 "자동차부품산업은 전방 완성차 판매 회복과 함께 하반기에 점진적인 실적개선세를 보일 수 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 미·중 갈등 심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어 재무부담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전방산업의 부진에 따라 포스코, 세아베스틸, 세아홀딩스, 현대종합특수강, 넥스틸 등 철강업체 5곳의 등급전망도 하향조정됐다. 철강산업은 주력 강종의 전방산업 수요 변화에 따라 개별기업의 실적이 차별화될 수 있으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산 철강의 수입 증가,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 가중 등 산업 전반의 불리한 시장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산유국 간의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업체들도 타격을 입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에쓰오일 등 정유업체들의 등급전망도 낮아졌다. 이 연구원은 "정유산업 역시 하반기 이후 점진적 실적회복이 가능하지만 연간으로는 대체로 영업흑자 기록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항공운송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업종으로 꼽혔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에는 실적 저하 가능성, 재무안정성 저하 가능성 등을 반영해 '부정적' 전망이 부여됐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영화 관람객과 외국인 입국객이 급감해 사업과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CJ CGV, 롯데컬처웍스,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글로벌의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이 하향조정됐다.


나신평은 금융업권에서는 은행과 저축은행을 제외한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신용카드, 할부리스, 부동산신탁 업종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모두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 수는 총 18개로 지난해 상반기(18개)와 같았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신용등급 상승 기업이 14개, 올해 상반기 6개라는 점에서 올해 상황이 더 좋지 못하다는 평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