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 최대이슈는 美대선..‘FANG’ 주도 상승장 지속될 것"
2020.07.07 18:08
수정 : 2020.07.08 07:19기사원문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사진)은 올해 하반기 세계 증시를 달굴 키워드로 미국 대선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2%포인트 차이로 뒤지고 있다.
허 팀장은 "SNS와 언론에 비치는 트럼프 대통령은 말과 인종차별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기업들 입장에선 세율을 내리고, 규제를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이 만한 사람이 없다"며 "반면, 민주당은 규제를 강화하려다보니 현재의 여론조사 흐름이 이어질 경우 증시가 쉽게 올라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2016년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승리가 점쳐졌으나 트럼프가 이를 뒤집은 만큼 실제 판세는 '백중세'로 흘러갈 수 있다. "대선 결과가 반반의 확률이면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져 시장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허 팀장의 설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QE)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지도 관건이다. 허 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를 끌어온 정책이 3·4분기가 넘어가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최악에서 벗어났고, 경제지표도 더 나쁘지 않으니 통화량 조절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를 이끌어나갈 섹터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업종이 될 것으로 봤다. 허 팀장은 "ICT업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관심이 높았다. 언택트(비대면)가 각광을 받으면서 더욱 부각됐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당장 끝날 기미가 안 보여 이를 대체할 만한 업종이 없고, 다른 업종들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FANG의 질주가 꺾일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미국정부의 반독점 제재에 대한 의지를 들었다. 그는 "미국은 반독점에 대해선 굉장히 냉정하다. AT&T, 스탠다드오일도 독점력이 커지니 여러 회사로 쪼갰다"며 "닷컴버블 붕괴의 시작도 당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판결이 내려지면서부터"라고 판단했다.
이어 "자연독점의 특징을 지닌 FANG은 코로나19로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 미국정부가 아직은 필요에 의해서 손을 놓고 있으나 내년에는 규제 이슈가 대두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특히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대형 IT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른 '헥시트(Hexit·홍콩 탈출)'가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허 팀장은 "홍콩증시에 상장된 미국기업보다 중국기업이 2배가 많다. 홍콩은 이미 중국화되고 있었다"며 "미국 등의 자금이 빠져나가도 중국 자금이 대체할 것"이라고 봤다.
최근 텐센트홀딩스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중국 역시 언택트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허 팀장은 여기에 더해 소비재를 취급하는 현지 업체 중 내수시장 1위 업체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증명하듯 상하이거래소 시가총액 1위 종목은 술 제조회사인 귀주모태주가 차지했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르는 반면, 중국은 50% 수준으로 버는데 비해 소비를 덜하고 있다"며 "내수와 관련된 중국 시장의 1위 기업은 굉장히 잘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