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택배 배송비, 육지권보다 4.9배 더 낸다
2020.07.08 11:09
수정 : 2020.07.08 11:09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지역 택배 평균 배송비가 타 지역에 비해 5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유로 택배 상품 중 절반 이상의 상품에 특수배송비를 청구해 형평성 논란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8일 발표한 국내 주요 10개 도서지역 특수배송비 실태에 대한 1차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평균 배송비는 2596원(지난해 3903원)으로 육지권의 527원에 비해 4.9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도서·산간지역에 추가로 부과되는 택배비용을 비교 조사해 택배업계의 자율적 배송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추진됐다.
제주녹색소비자연대(공동대표 김정숙·원대은)가 수행했고, 제주지역을 비롯한 10개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TV홈쇼핑·오픈마켓·소셜커머스 총 12개 업체의 8개 주요 품목(915개 제품)을 선정해 부과되고 있는 특수배송비를 비교했다.
조사지역은 제주도와 인천(옹진군 덕적도, 옹진군 연평도, 강화군 석모도), 경북(울릉군 울릉도), 경남(통영시 욕지도, 통영시 한산도), 전북(군산시 선유도), 전남(신안군 흑산도, 완도군 청산도)다.
조사품목은 전자기기(87개), 식품·의약품(120개), 생활용품(120개), 화장품(120개), 가구·침구류(108개), 의류·섬유용품(120개), 취미용품(120개), 가전제품(120개)이며, 조사업체는 TV홈쇼핑 6개(GS홈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 오픈마켓 4개(쿠팡·옥션·11번가·G마켓), 소셜커머스 2개사(티켓몬스터·위메프)다.
조사 결과, 915개 제품 중 54.6%(499건)가 제주지역에 대해 특수배송비를 청구했다. 업태별로는 오픈마켓(96.5%), 소셜커머스(89.9%), TV홈쇼핑(11.8%) 순이었다.
제주지역 평균 특수배송비는 2300원으로 지난해 제주도와 한국소비자원이 공동 시행한 실태조사 결과(3903원)보다 1600원 가량 낮아졌다. 또 10개 도서지역 평균(2754원)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지역 특수배송비가 이처럼 낮아진 이유는 도서지역 특수배송비 실태조사 결과를 공표함으로써 전자상거래업체 간 자율적인 가격 인하가 유도됐고, 올 들어 코로나19로 온라인쇼핑이 급증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특수배송비 적용은 품목별로 천차만별이다. 식품·의약품은 육지권이 63원인데 반해 제주지역은 2326원으로 36.9배에 달했다. 가전제품도 육지권(175원)과 견줘 제주지역은 2599원으로 14.9배를 부담해야 한다. 아울러 전자기기와 생활용품의 배송비도 13배가량 더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태블릿PC와 다리미는 사업자별로 적게는 4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의 배송비를 받고 있다. 작은 립스틱도 1500~6000원을 받으면서 업체 간에서도 4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도는 이번 조사결과를 도청과 녹색소비자연대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앞으로도 특수배송비에 대한 가격정보를 정기적으로 공표해 나갈 계획이다. 또 거래조건에 관한 정보 중 추가배송비 표기 의무화가 지난달부터 시행되고 있음에 따라 특수배송비 사전 고지 미이행 업체에 대한 모니터링도 적극 실시함으로써 소비자 주권을 강화시키고 업체 간 자율경쟁을 통한 배송비 가격 인하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