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 과세로는 투기 못잡아.. 시장은 우회로 또 찾아낼것"
2020.07.13 18:16
수정 : 2020.07.13 18:16기사원문
이번 부동산 대책이 보조수단인 과세를 증세폭탄이라는 전가의 보도로 활용, 실효성 면에서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13일 파이낸셜뉴스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 △한국납세자연맹 등 시민단체와 부동산·세제 유관기관들에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7·10 대책에 대한 평가를 종합한 결과 이같이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증세는 단기처방에 불과하며, 이미 예상된 대책인 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새로운 우회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정책은 실수요자 보호를 내세우지만 도심 공급확충 방안이 빠져있는 데다 6·17에 이어 징벌적 과세 성격의 조치를 유례없는 강도로 높였다"며 "고통을 못 이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도록 한다는 기존의 실패한 정책기조의 강도를 높인 것 외에는 사실상 되풀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증세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공급정책의 탄력적 안배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공공과 민간의 역할 구분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면서 "공공임대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되 정부는 시장의 투기수요를 차단하면서도 수급에 따라 적정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수요자에 대한 정의가 모호한 상황에서 정책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으로 제기됐다.
김덕례 실장은 "주택보유 여부만으로 실수요자 여부를 판별하기 어렵다. 고가 전월세로 사는 무주택자와 저가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주택보유 여부만으로 실수요자를 판별할 경우 오히려 저가 1주택 가구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실수요자에 대한 담론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주택 보유자 모두를 적대적 관계로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두 선임연구위원은 "대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지 않자 9억원 이상 물건에 종부세를 강화하는 등 주택보유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며 "시장은 매도자 우위로 전환된 지 오래다.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김민기 박소연 권승현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