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계 윤준병, 前비서 폭로에 "이해되지 않는 내용 있다"
2020.07.14 01:20
수정 : 2020.07.14 09: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비서 A씨의 폭로 기자회견이 13일 열린 가운데 박원순계 여당 의원이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박 시장 체제에서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내 박원순계로 분류되던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소인 법률대리인 측의 기자회견을 언급, "행정1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 시장실 구조를 아는 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인사의 미투(Metoo. 나도당했다) 의혹에 반박한 것으로, 윤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침실 등 언어의 상징조작에 의한 오해 가능성에 대처하는 것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며 진실공방을 시사했다.
앞서 A씨 변호인은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이) 집무실 안에 있는 내실, 침실로 피해자를 불러 안아달라며 신체적으로 접촉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박 시장이 미투 관련 의혹으로 고소된 이후 사실여부 규명 이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진위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 과정에서 입게 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죽음으로서 답하신 것이 아닐까"라고 추론했다.
윤 의원은 "여성인권과 페미니즘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분이 자신이 고소됐다는 소식을 접하신 후 얼마나 당혹스럽고 부끄럽게 느꼈을까"라며 "더욱이 순수하고 자존심이 강한 분이라 고소된 내용의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주변에 미안함을 느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과거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을 언급한 윤 의원은 "박 시장님은 통상의 기대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인지 감수성을 요청하셨다"며 "정치권에서 미투사건 관련 뉴스가 나올 때 마다 우리는 박 시장님은 그런 부류의 사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이라고 농담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의원은 "고인의 명예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러나 비정한 정치권, 특히 미래통합당에서 피해자의 2차 피해 여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에서의 득실을 생각하면서 하이에나처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자신의 이같은 입장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다시 글을 올려 "가짜미투 의혹을 제기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는데 전혀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고소인 A씨에 대해서도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공간에 근무하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미안하다"며 "(박 시장도) 고인이 되시기 전에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부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