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수익성 하락에 투자 연기·철수 잇따라

      2020.07.14 17:15   수정 : 2020.07.14 17:37기사원문
코로나19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에서 국내외 설비투자를 연기하거나 철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업황 악화와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서산시,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과 함께 검토했던 대산 첨단정밀화학 특화산업단지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이 사업은 에쓰오일이 가지고 있는 대산산업일반단지 토지와 그 주변 부지를 첨단화학단지로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정유업계 업황이 크게 나빠진 데다가 7조원 규모의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업까지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접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은 코로나 사태 여파로 올해 1·4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이 때문에 2단계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도 불투명해진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들어 정유업계가 업황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가지를 검토한 결과 첨단화학단지 사업 참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2단계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중이며 연기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분야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정유사업 투자를 연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경영전략 중 하나로 원유정제시설(CDU)을 증설을 검토했다. 하지만 올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제품 수요 부진 등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증설 계획 검토를 보류했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1·4분기 56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CDU 증설은 경영전략의 하나로 검토하던 여러가지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며 "구체적으로 진행했던 게 아닌 상황에서 업황이 좋지 않아 검토마저 그만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여수 산업단지에 있는 무수프탈산(PA) 생산라인 철수를 검토 중이다.
PA는 플라스틱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넣는 첨가제인 가소제(DOP)의 원료다. LG화학의 생산 규모는 연 5만t 정도다.
업계에선 최근 중국의 가세로 PA 공급이 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인도 가스유출, 대산공장 촉매센터 폭발 등 환경·안전 사고까지 잇따르면서 LG화학이 사업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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