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인수계약해지 수순밟기...이스타항공 벼랑끝으로

      2020.07.16 11:47   수정 : 2020.07.16 11: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제주항공이 인수계약해지 수순을 밟으면서 이스타항공의 운명은 벼랑끝에 몰렸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재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사실상 최대주주인 이상직 의원 문제로 여론이 악화돼 정부가 적극 개입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인수계약 해지 수순…벼랑끝에 몰린 이스타항공
16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못하며 "계약해제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중재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해제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은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경영난에 시달리다 매물로 나왔던 이스타항공으로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먼저 코로나19 상황에서 재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항공사 관계자는 "업황도 안좋고 체납금도 너무 많은데다가 사실상 최대주주인 이상직 의원이 구설수에 안좋게 오르는 바람에 인수하기가 부담스러운 매물이 됐다"면서 "매각은 사실상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이미 1000억원 이상 자본완전잠식 상태이고 기존의 항공사들도 코로나19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항공사를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나서서 이스타항공을 살리는 것도 쉽지 않는 시각다. 이스타항공 매각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나 더불어민주당은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국내 항공사들은 출혈경쟁이 벌어지며 대부분 적자를 냈다"면서 "국토교통부에서도 항공사가 너무 많다고 보고 자연적으로 정리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이스타항공은 흘러가는대로 두지 않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자체적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내코가 석자인데…포기는 불가피한 선택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여객시장이 사실상 마비되며 스스로도 위태로운 상황인데 이스타항공까지 떠안는 것은 위험다는 우려의 시선이 제기돼 왔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제주항공이 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철회하더라도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유동성 문제를 걱정해야 할 것으로 평가했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로 1200억원 가량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했던 지난해와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인수를 확정하게 되면 체불임금, 체납금 등 제주항공이 1700억원 규모라고 밝혔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또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성사되려면 업황이 좋거나 개선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항공업계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면서 항공업계 M&A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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