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억 투입해 칼 갈았다"…신형 SM6, 쏘나타·K5에 도전장
2020.07.19 07:05
수정 : 2020.07.19 10:38기사원문
(인제=뉴스1) 김민석 기자 = "더 뉴 SM6을 개발하기 위해 3년6개월 동안 23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웬만해선 페이스리프트에 이만한 돈 쓰지 않는데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만들기 위해 엔진도 새로 바꾸고 극적인 변신을 꾀했습니다."(권상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소장)
르노삼성자동차가 SM6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SM6'를 출시하며 현대·기아자동차의 쏘나타와 K5에 도전장을 던졌다.
권상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소장은 16일 오후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진행된 '더 뉴 SM6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기존의 SM6는 유럽의 로직을 그대로 가져와 기대했지만, 한국 시장은 또 달랐다"면서 "4년 동안 받은 수많은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한국의 소비자가 원하는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고 말했다.
SM6는 지난 2016년 출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강자인 쏘나타와 K5의 경쟁 모델로 급부상한 르노삼성의 야심작이다. SM6의 2016년 판매량은 5만7478대로 쏘나타(약 8만대)에 이어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2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택시 등을 제외한 자가용 등록대수로 보면 SM6가 5만431대로 3만5023대 판매에 그친 쏘나타를 앞선 기록이다.
그러나 SM6의 돌풍은 짧았다. 지난해 SM6의 판매량은 1만6263대로 2016년의 28% 수준에 그쳤다. 쏘나타와 K5가 풀체인지와 페이스리프트를 거듭하며 상품성을 높인 영향도 있지만, 주홍글씨가 되버린 '토션빔 서스펜션' 등 몇 가지 약점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르노삼성은 3년6개월 동안 쏘나타를 위협했던 그 기세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특히 SM6 오너와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내 고객이 중요시하는 승차감 개선에 주력했다.
방실 르노삼성차 마케팅 담당임원은 "SM6가 QM6와 함께 큰 볼륨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판매량이 그에 못 미친 건 사실"이라며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그 결과 디자인, 정숙성, 견고함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사용편의성과 승차감에선 비선호가 도드라졌다.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새롭게 다시 태어나기 위해 차량의 심장인 엔진부터 바꿨다. TCe 300과 TCe 260 두 가지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더 뉴 SM6에 새롭게 적용했다.
TCe 300은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Alpine)과 르노 R.S. 모델에 탑재되는 엔진으로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0.6kg·m(300Nm)을 발휘한다. TCe 260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형4기통 1.3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kg·m(260Nm)다.
르노삼성은 특히 최대 약점으로 꼽힌 승차감을 잡기 위해 서스펜션 부분을 크게 개선했다. 토션빔 서스펜션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프런트와 리어 댐퍼에 감쇠력을 부드럽게 제어하는 모듈러 밸브 시스템(MVS)를 적용하고, 또 후륜 서스펜션에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를 적용해 승차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권 소장은 "지금 단종 된 구 SM7 모델에 탑재된 서스펜션은 멀티링크인데 승차감을 비교하자면 SM6의 튜닝된 토션빔이 우월하다"면서 "더 뉴 SM6는 100가지 이상의 서스펜션 튜닝 조합을 통해 최적화된 승차감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부적인 기술 설명에 나선 김영수 르노삼성 SM6 개발 담당임원은 "소비자들이 지금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 승차감인데 어떤 타입의 서스펜션을 썼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튜닝 했는지, 또 실제 승차감이 더욱 중요하다"며 "자체평가에서 더 뉴 SM6는 기존의 SM6는 물론 동급 경쟁사 모델보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SM6는 쏘나타와 K5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주행보조시스템도 강화했다. Δ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Δ차선 유지 보조(LCA) Δ긴급제동 보조(AEBS) Δ차선이탈 방지보조(LKA) Δ후방 교차충돌 경보(RCTA) 등을 탑재해 자율주행 1단계 수준을 구현했다.
디자인은 기존에도 독보적이라고 호평을 받았던 만큼 크게 바뀌지 않았다. 내외장 디자인에는 크롬라인 등에 디테일을 보강해 세련미를 높였고, 하이랜드 실버, 샌드 그레이, 빈티지 레드 등 신규 외장 색상을 추가로 선보였다.
르노삼성은 이처럼 강력한 엔진과 개선된 승차감으로 돌아온 더 뉴 SM6을 통해 쏘나타와 K5라는 중형차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낸다는 목표다.
올해 상반기에는 역동적인 디자인을 앞세운 K5가 4만6824대 판매되며 쏘나타(3만7973대)보다 8851대 더 많이 팔리는 등 쏘나타 독주체제는 무너진 상태다.
르노삼성은 이틈을 십분 활용하고자 아우디가 2014년 국내에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뉴 A8에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등 독일 럭셔리 브랜드들의 전매특허 기술로 꼽히는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를 국내 중형차 최초로 적용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르노삼성은 이를 통해 큰 차를 선호하는 추세와 SUV의 인기 속에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중형차 시장에 신형 SM6가 새로운 돌풍을 일으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더뉴 SM6 가격은 개소세 3.5%적용 기준으로 TCe 260은 2450만~3,265만원, TCe 300은 3073만~3422만원이다. 동급 최초 및 최고를 강조하면서도 가격은 신형 쏘나타와 신형 K5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태준 르노삼성자동차 영업본부장은 "더 뉴 SM6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승차감으로 새로운 면모를 갖췄다"며 "지난 4년간 14만3000여 대를 판매한 저력을 발판으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