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광탄면 ‘이등병 편지’ 장전…“제2 출렁다리”

      2020.07.19 21:46   수정 : 2020.07.19 21:46기사원문

[파주=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마장호수 출렁다리’로 유명한 파주시 광탄면은 미군부대 이전 이후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젊은 세대가 도심지로 이탈하며 현재는 중-장년층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파주시는 광탄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제2의 마장호수 출렁다리로 ‘이등병 마을, 편지길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광탄면은 입영 노래 ‘이등병의 편지’ 원작자 김현성의 고향이다.

이등병 마을, 편지길 조성 사업은 2019년 행정안전부 특수상황지역 지원 사업으로 선정됐다. 신산2리 4만㎡(1만2000여평) 부지 위에 이등병 우체국을 비롯해 이등병 이발소, 김현성 스토리 하우스, 라이브 카페, 입영열차 소공원, 야외 공연장, 이야기가 있는 벽화거리, 랜드마크(포토존) 등이 오는 2022년 말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광탄면에선 지금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파주형 마을 살리기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27년째 전통 방식으로 만든 조청과 엿, 강정 등을 판매하는 용미1리 양지마을과 사계절 농촌체험을 운영하며 도시민을 사로잡은 마장3리 마장두레마을이 그 예다.


◇ 양지말전통조청협동조합 마을기업 선정

양지마을 부녀회는 1993년부터 겨울 농한기가 되면 부뚜막에 가마솥을 걸어 전통 방식으로 조청을 만들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마장호수 출렁다리 카페와 임진각 농산물판매장, 지역 축제장, 지역 하나로마트 등에서도 만날 수 있다.

부녀회원 중 최고령은 79세, 최연소는 63세이고 회원 수는 30여명에서 현재 10명이 됐다. 조청과 엿, 강정 제조는 부녀회원 몫이지만 장작을 패고, 엿물을 짜내고, 재료를 부뚜막으로 나르는 작업에는 남자가 동참하기 때문에 양지마을은 농한기에도 분주하다. 양지마을 조청은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아 냉장 보관이 필수이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제조과정에서 상할 수 있어 11월부터 2월에만 만든다.

양지말전통조청협동조합은 2006년 전통 조청 체험장을 준공했고 2019년 신규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지역 특화작물 연계 마을공동체 육성사업’에 선정돼 총 6000만원(자부담 400만원)을 지원받아 제품을 보관할 저온저장고를 추가 구입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작업환경을 한층 더 개선했다.

최남순(70) 양지마을 부녀회장은 19일 “농한기마다 동네 사람이 모여 조청과 엿, 강정을 만들다 보면 화합과 소통이 절로 이뤄진다”며 “판매한 조청 수익금 일부를 매년 면사무소에 기부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작년 양지말전통조청협동조합의 판매수익은 4000만원 정도다. 양지마을 사람들은 판매수익으로 다른 지역으로 관광을 가거나 함께 식사를 하고 1년에 한 번씩은 면사무소에 기부도 한다.

오는 9월에는 마을 입구에 마을기업 간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최남순 부녀회장은 “농한기 때 모여 조청을 만드는 일이 마을문화가 됐지만, 마을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참여하는 사람이 줄어들어 조청 작업이 단절될까 걱정된다”며 “젊은이들이 양지마을로 들어와 함께 전통 조청을 만들며 마을문화를 이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 마장두레마을 계절별 농촌체험 1만명 이상 참여

마장두레마을협동조합은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기업으로 회원은 38명이다. 2016년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사계절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시민의 발걸음을 마을로 이끌고 있다.

마장두레마을은 봄에는 주말텃밭 가꾸기 활동을 진행한다. 가족당 연 10만원의 입장료를 내면 4~5평의 텃밭을 할당받아 1년간 가꿔나갈 수 있다. 여름에는 감자 캐기(단체 대상 1인 7000원), 금붕어 생태체험(소 6000원, 대 1만2000원), 파키라-허브 등 나만의 식물화분 만들기(1만2000원) 등 체험활동과 함께 수영장(성인 1만2000원-미취학아동 6000원)과 캠핑장(당일 2만원-1박 3만5000원)을 운영한다. 봄-가을에는 유치원 또는 단체 체험 방문이 많다.

가을이 되면 고구마 캐기 체험(1인당 7000원)을 진행하고 있는데 마장두레마을협동조합은 향후 김장 체험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겨울에는 송어축제(1인당 2만원)가 인기다. 여름에는 월평균 1200여명이 방문하고, 연간 방문객은 평균 1만~1만2000명 선으로 추산된다.

마장두레마을은 2020년 파주형 마을살리기 공모사업에서 ‘마을생태하천 체험관 운영’이 선정돼 올해부터 수중생물과 식물을 함께 키우는 체험활동도 진행한다.
또한 2016년부터 주민참여형 마을정원 가꾸기 사업을 추진해 봄부터 가을까지 자연 풍광을 온전히 선사하고 있다.

문산천이 흐르는 광탄면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파주형 마을 살리기로 도시민 유입을 이끌고, 주민이 직접 마을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 ‘이등병 마을, 편지길 조성’ 사업이 완료되면 차별화된 지역자원으로 마을도 살아나고 인구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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