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 맛집부터 호캉스까지, 여의도에서 즐기는 1박2일 여름휴가

      2020.07.20 08:23   수정 : 2020.07.20 08: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여름 호캉스는 또 하나의 언택트(Untact)여행지로 자리 잡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여의도는 한강 조망이 뛰어난 호텔이 많고, 인근에 산책과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공원들이 포진해 있어 호캉스 최적지다.

여의도 소재 호텔에 묵는다면, 해 질 녘 여의도 한강공원에 나가 시원한 강바람을 쐬고, 이튿날 아침에는 여의도공원을 산책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서울관광재단에서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 관광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다른 여행 분야 증감률과 비교하였을 때, 서울여행에서 감소 폭이 작았던 테마 중 하나로 호캉스가 언급됐다.


■폐건물을 활용한 조경이 아름다운 서울 인기 출사지 ‘선유도공원’

한강의 섬, 선유도공원은 옛 선유정수장을 재활용한 국내 최초 환경 재생 생태공원이다.
수질정화원, 수생식물원, 녹색기둥의 정원, 시간의 정원, 선유도이야기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수장 시설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물을 주제로 한 새로운 문화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선유도공원의 폐정수장 건물은 흉물스럽지 않고 오히려 멋스럽다. 카페테리아 ‘나루’ 건물도 한강 물을 끌어 올리는 취수펌프장이었다. 산책로에 전시된 녹슨 정수장 장비들은 설치작품처럼 보인다. 선유도에 자생하는 식물들이 옛 정수장 터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 덕이다.

건축가와 조경 전문가가 선유도공원을 설계할 때 중점을 둔 것이 물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생태 정원, 공원의 환경과 생태계를 교육하는 전시 공간, 숲과 조망이 있는 휴식 공간이었다고 한다. ‘수생식물원’의 수조에는 수련, 억새, 노랑어리연 및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여러 수생식물이 산다.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걷어내고 30개 기둥만 남긴 ‘녹색기둥의 정원’은 기둥에 담쟁이넝쿨이 엉켜 자라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녹색거인’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 옛 정수장의 지하 공간이었던 ‘시간의 정원’에는 이끼원, 고사리원, 푸른숲의 정원, 덩굴원 등의 작은 주제 정원들이 모여 있다. 뼈대만 남은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과 생기 가득한 식물과의 조화가 감탄할만하다.

선유도공원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공원 동쪽의 양화대교 보행로를 따라 걷거나 서쪽의 무지개다리 선유교를 건너거나. 후자를 추천한다. 선유교에서 굽어보는 양화한강공원 전망이 좋을 뿐만 아니라, 다리를 건너며 번잡한 도심을 떠나 호젓한 섬으로 여행 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선유교는 한불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와 프랑스가 공동 기획하고, 프랑스 건축가가 설계한 다리로서 한강에 놓인 최초의 보행전용교다. 선유교와 연결된 데크 전망대에 서면 한강 너머로 N서울타워, 양화대교, 안산, 북한산, 성산대교, 하늘공원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평일에는 직장인의 휴식 공간, 주말에는 가족 나들이하기 좋은 ‘여의도공원’

여의도공원은 여의도환승센터, 전철 5호선 여의도역,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가깝고, 여의도한강공원과 연결되는 지리적 장점을 갖고 있다. 공원 둘레에 국회의사당, KBS한국방송, 금융감독원, 증권 업무 관련 회사들이 밀집해 있다. 그야말로 여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도심 속 녹색 힐링 공간이다.

여의도공원을 구성하는 ‘한국전통의 숲’, ‘잔디마당’, ‘문화의 마당’, ‘자연생태의 숲’ 네 개 구역이 일렬로 이어져 있다. 공원 출입구가 1번부터 12번까지 있는데 번호순대로 걸으면 공원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이 순환산책로와 자전거길가 나란히 이어진다. 총 거리는 모두 2.5km이다.

여의도공원 정문(출입구 1)으로 들어서면 ‘문화의 마당’이 보인다.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광장이며 배드민턴, 농구, 자전거, 보드 등을 즐길 수 있다. ‘문화의 마당’ 서쪽은 ‘자연생태의 숲’ 구역이다. 여의도공원에서 가장 호젓하고 숲이 울창하다.

계류를 따라 이어지는 데크 탐방로를 걷다 보면 숲속의 생태연못을 만난다. 7월에는 수련이 고운 자태를 뽐낸다. 수련 핀 연못과 연못가 구름다리가 클로드 모네의 회화 작품 ‘수련’을 연상시킨다.

문화의 마당 동쪽은 소나무 그늘에 자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잔디마당’이다. 잔디밭 산책로에 2018년 서울정원박람회 때 조성한 작가정원들과 설치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잔디마당과 이웃한 ‘한국전통의 숲’에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만 심어 놓았다. 버드나무가 둘러선 지당연못의 사모정에 올라 잉어 떼를 구경하거나 지당으로 흐르는 계류를 거슬러 올라가 소나무 숲길을 거닐어도 좋다. 블록으로 만든 ‘어린 왕자와 여우’ 조형물을 찾아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여의도공원 1번 출입구 맞은편, 여의도환승센터 2번 승강장 아래에 있는 ‘SeMA벙커’도 들러볼 만하다. 이곳은 2005년 여의도환승센터 공사 중에 발견된 지하 비밀 벙커다. 1970년대 중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호용 비밀 시설로 추정된다. 2017년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현재는 코로나19 때문에 휴관 중이다.


■해 질 녘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산책하고 싶다면 ‘여의도 한강공원’

여의도 한강공원은 여의도를 둘러싼 한강 변 공원이다. 5호선 여의나루역 2·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공원으로 연결된다. 공원 북쪽은 한강과 접해 있고, 남쪽에는 자연 친화적인 샛강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북쪽 한강 변에는 피아노물길, 물빛광장, 수상무대, 수상분수, 빛의폭포, 페스티발랜드, 수변 산책로, 천상계단, 해넘이전망대, 서울색공원 등의 다채로운 볼거리와 휴식 공간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 철마다 봄꽃축제, 세계불꽃축제, 각종 공연 및 마라톤 행사, 헌책방축제, 도깨비야시장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샛강생태공원 구역을 제외하면 그늘이 거의 없으므로 여름철에는 늦은 오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거나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거나 강변에 설치된 해먹에 누워 한강으로 지는 해를 감상해 보자. 주말 저녁에는 버스킹을 감상할 수 있다. 더위를 피해 한강공원으로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많지만, 공원이 넓어 2m 거리두기에 문제없다.

한강공원은 하천법 제46조에 따라 야영·취사를 할 수 없으나 5월~10월 09시~19시 사이에 그늘막 설치 허용 구역에 소형 그늘막(2mX2m)을 설치할 수 있다. 소형텐트의 경우 반드시 2면 이상 개방해야 한다. 돗자리는 기간, 장소 상관없이 상시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다른 그늘막 및 돗자리와의 간격 2m 유지해야 한다.

여의나루역 2·3번 출구 앞에 돗자리, 텐트, 테이블, 조명, 이불 등의 피크닉 세트를 대여하는 곳이 많으므로 장비가 없어도 된다.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도 있는데, 지정된 배달존에서 음식을 받으면 된다.

아름다운 한강을 만끽하는 방법으로 한강유람선, 오리배, 수상보트, 요트, 수상스키 등의 수상 레저 시설을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한강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수상보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


한강유람선은 매일 주·야간에 스토리크루즈, 뮤직크루즈, 달빛크루즈, 런치크루즈 등의 7가지 테마 유람선을 운항한다. 선상에서 불꽃쇼를 감상할 수 있는 불꽃크루즈가 인기 많다.
여의도한강공원 동쪽 한강 파라다이스 건물 전망대에 오르면 한강유람선과 한강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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