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업계, '테슬라 쇼크'에 앞다퉈 전기차 서둘러

      2020.07.20 14:33   수정 : 2020.07.20 15: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직 내연기관에 쏠려있는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테슬라같은 주가를 원하는 주주들에게 쫓겨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제조사들의 열의와 달리 전기차 시장이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최소 단기적으로는 침체를 겪는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업계를 인용해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같은 기성 자동차 업체들이 하반기에 테슬라를 견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전기차를 내놓는다고 전했다.



눈앞에 직면한 '테슬라 쇼크'

기성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 바람은 예전부터 이어져 왔다. 스웨덴 볼보는 지난해 발표에서 2025년도까지 전 세계 매출의 50%를 순수 전기차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지난 5월에 중국 전기차 업체인 장화이(JAC) 자동차 지분을 50% 확보한 뒤 이를 75%로 늘릴 계획이다.

WSJ은 테슬라의 약진이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화를 더욱 자극한다고 추정했다. 테슬라 주가는 모델3 매출 호조에 힘입어 올 한해 258% 올랐고 이달 시가 총액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가 되었다. 투자금 또한 전기차로 쏠리고 있다.

2015년 미국에서 창업한 수소전지 화물차 스타트업 니콜라의 주가는 상장 닷새만인 지난달 9일에 하루만에 104% 급등했다. 당일 니콜라 시가총액은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WSJ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뿐만 아니라 갈수록 엄격해지는 환경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전기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경우 노르웨이와 네덜란드(2025년)을 시작으로 독일(2030년), 영국·프랑스(2040년) 모두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앞두고 있다.

GM은 지난 16일 펴낸 지속가능 보고서에서 2023년까지 20종의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고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에 대항하는 준대형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포드가 출시하는 전기 SUV는 올해 말 북미에서 출시될 예정이며 닛산은 지난 15일 발표에서 자사의 첫 전기 SUV를 선보였다.

단기적으로 전망 어두워

다만 국제 전기차 시장은 제조사의 기대와 달리 위축될 전망이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는 지난 4월 펴낸 예측 보고서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전 세계에 걸쳐 130만대 수준으로 전년(220만대)보다 약 43%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BNEF는 올해 5월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최초로 감소해 전년보다 18% 가까이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WSJ는 전기차 가격이 지자체 보조금을 받더라도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비싸며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큰 지출을 피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의 강점이었던 경제성 또한 최근 급격힌 낮아진 유가 때문에 매력을 잃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최한 디지털 컨퍼런스에서 전기차 분야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성장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앞으로 몇달 뒤에 모든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고객들이 대리점을 방문해 디젤 자동차를 문의한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며 "고객들은 전보다 더 많이 전기차에 대해 문의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존 머피 선임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몇 년간 350종의 신 모델이 출시될 것이며 이중 절반은 부분 혹은 전체적으로 전기화 되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업계에 대충하자는 움직임은 없다. 다들 전기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에 의하면 지난 1·4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차량 판매가 급감하는 가운데 81.7% 늘어났고 시장 점유율 또한 2배 이상 증가했다.
BNEF는 올해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40년이면 세계 승용차 가운데 약 60%가 전기차라고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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