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국, 비건 방한때 북미대화 중개 시도했지만 불발"
2020.07.22 18:00
수정 : 2020.07.22 18:00기사원문
이 매체에 따르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비건 부장관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며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적극 담당하겠다"고 제안했다. 한·미·일 협의 소식통은 이후 북·미간 의사 조율에 나섰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이달 7~9일 방한 당시 북측과 판문점에서 접촉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한국 측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조건을 논의했다.
이 조건에서 한·미간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북한을 설득해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도 비핵화 조치를 추가하는 '영변+α'(알파)를 끌어내겠다"고 제안했다. 한국 측은 평양 교외 강선에 있는 비밀 우라늄농축시설의 폐기를 α로 거론했으나 미국은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지로 지목되는 산음동 비밀 미사일 연구시설의 실태를 알 수 있는 목록을 제출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또 모든 핵 개발 계획의 포괄적 신고와 더불어 미국과 국제사찰단이 완전한 형태로 현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며, 모든 핵 관련 활동 및 새로운 시설의 건설을 중지할 것도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은 미국의 요구를 물밑에서 북한에 전달했으나 "미국의 대북 경제 제재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는 한 북·미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반응만 얻었다는 것이다. 결국 비건 부장관 방한시 북·미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 때 "앞으로도 한·미 워킹그룹은 계속한다"는 입장을 제시하며, 대북 독자지원을 구상하는 한국을 견제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한미워킹그룹은 비핵화, 남북 협력, 대북제재 문제 등을 수시로 조율하는 실무협의체다.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은 한·미 워킹그룹의 수석대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