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과밀해소 공감대… 野 기류 변화에 개헌 가능성도

      2020.07.22 18:34   수정 : 2020.07.22 19:51기사원문
여당이 띄운 행정수도 이전 구상에 미래통합당 일부 인사까지 동참하고, 일부 국민여론도 호의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던 2004년 이후 16년 만의 행정수도 이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폭등에 따른 민심이반을 모면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일각의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이 수도권 과밀해소 및 지방균형발전 필요성에 공감대를 점차 형성하면서 수도 이전을 위한 개헌선 확보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여당이 주도하는 수도 이전이 현실화돼 문재인정부 임기 후반까지 국정운영 동력에 탄력이 붙게 되면 차기 대선구도, 대통령 중임제를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 등까지 논의가 확장될 수 있는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인 만큼 실제 이전 가능성을 낮게 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른 시일 내 행정수도 이전 추진을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기로 했다.

민주당 TF는 통합당 등 야권과 논의를 거쳐 청와대, 국회 등 주요 기관을 세종시로 모두 옮기는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당초 이날 청와대·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 행정수도특별법을 발의하려던 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는 대신 당 TF로 법안을 내기로 했다.

민주당이 앞서 야당에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 출범을 제안한 가운데 정진석·장제원 의원 등 통합당 일부 중진도 행정수도 이전에 긍정적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권의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이 행정수도 이전안을 꺼낸 데는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됐다. 폭등한 집값으로 급격히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수도권 주택 공급대책과 연계해 행정수도 이전안을 전략적으로 띄웠다는 해석이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등 집값안정책의 일환으로 검토된 주택공급책은 오히려 수도권 집값상승분만 더 키울 수 있다는 판단하에 수도권에 밀집한 인구를 전국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또 여당이 선점한 행정수도 이전 이슈를 성공시킬 경우 충청 민심을 가져와 2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대선구도를 유리하게 점할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안을 공론화하기 전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수도 이전에 찬성한 응답자가 많았던 점 역시 여당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1일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수도 이전 찬성'이 53.9%로 조사돼 국민 절반 이상이 수도 이전에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103석을 보유한 통합당 일부에서 찬성 기류가 감지되면서 수도를 옮길 수 있도록 개헌 추진 의석 확보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투표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 정치권에서 개헌안을 처리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즉 국회의원 200명이 찬성하면 의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적 파장뿐 아니라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사안인 만큼 국민적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수도권 및 국토 전체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미치는 국가적 대사이자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기에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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