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머니에 ‘뒷수갑’ 채운 경찰…과잉대응 논란

      2020.07.23 14:37   수정 : 2020.07.23 14:48기사원문
문이 열린 이웃집에 무단으로 들어간 80대 노인에게 경찰이 수갑을 채워 연행한 것을 두고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 News1 DB

(정읍=뉴스1) 이정민 기자 = 문이 열린 이웃집에 무단으로 들어간 80대 노인에게 경찰이 뒷수갑을 채워 연행한 것을 두고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전북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A씨(82·여)는 지난 19일 땅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였던 이웃집을 찾았다.



주택 문은 잠기지 않았고, 집주인도 없는 상태였다. 당시 A씨는 이곳에서 30분가량을 머물렀다고 한다.


귀가한 집주인 B씨는 A씨를 발견하고 “나가달라”고 요구했으나, A씨가 거부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인근 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다.

출동한 경찰관 2명은 거듭 퇴거 요청을 했으나 A씨가 불응하자 결국 그를 주거침입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관들은 이 과정에서 A씨의 두 팔을 등 뒤로 젖혀 뒷수갑을 채웠다. 이후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는 파출소로 A씨를 연행했다.

경찰의 수갑 등 장구류 사용 지침에는 피의자가 도주나 자해, 위해를 가할 우려가 적으면 양손을 내민 상태에서 결박하는 앞수갑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A씨는 파출소에서도 약 20분 동안 수갑을 차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장시간 수갑을 차고 있는 등 경찰의 과잉 진압 탓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정읍경찰서에 민원을 넣었다.


A씨는 “B씨와는 30년을 넘게 알고 지낸 이웃 사이”라며 “땅 문제와 관련해 의논하려고 찾은 것인데, 매정하게 그럴 수 있느냐”고 했다.

경찰은 정당한 공무였다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출동 경찰관들의 계속된 퇴거 요청에도 A씨가 소란을 피우며 거부하자 내린 조치였던 것 같다”며 “진정이 제기된 만큼 과잉 진압 여부를 감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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