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분기 연속흑자… 하반기에도 전기차 독주 계속할까
2020.07.23 17:28
수정 : 2020.07.23 19:34기사원문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증시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올해 2·4분기에 1억400만달러(약 124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S&P 편입 초읽기
현재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테슬라는 2003년 이후 적자를 거듭해 이달 시가총액이 세계 자동차 업계 1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S&500 지수 편입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S&P500 지수에 들어가려면 본사를 미국에 둬야하며 시가총액이 82억달러 이상, 4개 분기 연속 흑자라는 조건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테슬라는 22일 발표에서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60억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시장 예측치(53억7000만달러)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고 알렸다.
지수 편입을 결정하는 S&P500 지수 위원회의 하워드 실버블랫 선임 분석가는 이날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위원회 정기 회의가 오는 9월 18일이지만 테슬라 지수 편입 여부는 이전에도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가 편입을 결정할 경우 시행 5거래일 이전에 회사 측에 통보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S&P500 편입이 결정되면 테슬라에 약 40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다고 내다봤다.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의 운용 자금은 약 4조4000억달러 수준이며 해당 펀드들은 신규 종목 추가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한다. 미 시장조사업체 버추어 파이낸셜의 이반 카직 지수부문 조사 대표는 지수 추종 펀드들이 약 2500만주의 테슬라 주식을 매입해야 하며 현재 가치로 400억달러 상당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22일 발표에서 공격적인 투자 계획도 알렸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캘리포니아 공장에 이어 텍사스주 오스틴에 제 2 공장을 지어 '모델S'와 '모델X'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20일 발표에서 머스크 CEO가 올해 3배 가까이 오른 테슬라 주가에 힘입어 미국 5위 부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테슬라 독주 언제까지?
테슬라는 창사 이후 거의 매년 적자를 냈고 그동안 손실액만 67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가 경영난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고급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 제조사들도 전기차를 만들기는 하지만 저가 시장을 노리고 있고, 유럽 제조사를 포함한 고급 브랜드가 내놓은 비싼 전기차들은 테슬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포르쉐의 '타이칸', 아우디의 'e-트론', 쉐보레의 '볼트', 재규어의 'I-페이스', 닛산 '리프' 등 기성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들은 1회 충전 후 주행 거리가 321~418㎞ 수준이다. 테슬라의 경우 가장 저렴한 '모델3'의 주행거리도 402㎞에 달한다. 고급형 모델은 482㎞ 이상이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테슬라가 올 한해 미국 내에서 최소 7만대를 팔았지만 볼트와 리프, e-트론의 판매량은 각각 8000대, 3000대, 2900대에 그쳤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문은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과 품질 문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지만 브랜드 자체에 충성하는 열성 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다. 포드는 이달 첫 전기 SUV이자 머스탱 브랜드를 도입한 '마하-E' 사전 주문을 시작했고 쉐보레의 새 볼트도 대기중이다. 두 차종 모두 1회 주행거리가 482㎞ 이상이며 앞으로 3년간 20종 이상의 순수 전기차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미 신용평가사 피치의 안나 마리 바이스덴 자동차 연구 대표는 22일 CNBC에 출연해 테슬라 주가가 계속 오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점은 테슬라의 경쟁자들이 새 제품을 출시해 진짜 경쟁을 벌이는 시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때가 되면 테슬라의 가치도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JMP증권은 실적 발표 전날 테슬라 주가 적정가가 1500달러라고 밝혔으며 모간스탠리는 최근 테슬라 목표 주가를 740달러로 설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