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앞에서 폭행 ‘제주 카니발 사건’ 가해자 보석 석방

      2020.07.24 12:07   수정 : 2020.07.24 14:30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난폭운전에 항의하자 가족이 보는 앞에서 운전자를 폭행한 이른 바 '카니발 폭행' 사건으로 공분을 불러일으킨 30대 운전자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24일 법원 등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왕정옥)는 지난 22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고인 A씨(35)가 신청한 보석 신청을 받아들여 석방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일 법원에 합의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주거가 분명하고 도주 우려가 없는 점을 들어 보석을 허가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보복·난폭 운전으로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지난달 4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만삭인 아내의 진료를 위해 이동하던 중 우발적으로 이뤄진 점은 인정되지만 폭행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실형 선고 이유로서 피해자와 합의가 불발된 것도 지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제주에서도 같은 지역 출신이며, 심지어 부모님도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웃 사촌지간”이라며 “하지만 피해자와 합의를 하려면, 가족과 친지를 데리고 가야지 왜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엉뚱한 사람을 데리고 가느냐. 피해자는 그 사람으로 인해 위협을 느꼈고 심지어 재판부에 진정서까지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건 당시 A씨는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우회도로에서 카니발 차량을 몰던 중 차선을 넘나들고 다른 차량 앞에 끼어드는 이른바 ‘칼치기’ 운전을 하다가 이에 항의하는 운전자 B씨(41)를 폭행했다. A씨는 폭행 장면을 촬영하던 B씨 아내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던져버리기도 했다.
피해 차량 뒷좌석에는 당시 5살·8살 자녀도 타고 있었다. 아버지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이들은 충격을 받고, 심리치료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국민의 공분을 샀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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