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증가하는 허리 질환, '척추전방전위증'

      2020.07.25 05:00   수정 : 2020.07.25 04: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워킹맘 전 모씨(46·여)는 성수기를 피해 조금 일찍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가족들과 야외 물놀이장을 찾은 그녀는 미끄러지면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엉치와 허리에 통증이 있었지만 파스를 붙이고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라 여겨 증상을 방치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허리 통증이 지속됐는데 밤에는 똑바로 누워 자기 불편했고, 앉았다 일어설 때와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유독 심했다.

근육통이라 여기고 방치하기에는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은 전 씨는 검사 결과 이름도 생소한 '척추전방전위증'이라는 진단에 어리둥절했다.


허리 통증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떠올리는데,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 질환 중 디스크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척추전방전위증 환자는 7월~8월 가장 많이 발생했고, 전년(2018년) 대비 약 1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의 위, 아래 뼈가 어긋나면서 변형과 통증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노화로 인한 발병요인이 가장 높고, 가벼운 야외 운동 후 통증이나 외상 후 통증으로 인해 흔하게 진단된다. 특히 7~8월 무더위에는 남성에 비해 체력이 약한 여성들이 외부활동을 하다 사소한 충격 등으로 인해 척추전방전위증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오래 걸을수록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를 펼 때 통증이 발생한다. 다리가 저리고 아프며 엉치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척추전방전위증은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통증과 저림이 생기는 척추관 협착증과는 달리 척추 뼈가 어긋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위쪽 뼈가 밀려나올 경우 비만이 아닌 사람이라도 배가 나와 보일 수 있고, 아래쪽 뼈가 밀려 나올 경우 엉덩이가 뒤로 빠져 오리걸음을 걷게 된다.

진단은 X-레이 검사만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척추뼈의 어긋난 정도가 적은 초기단계라면 약물과 물리치료를 병행하고, 보조기를 착용하는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에 호전이 없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라면 꼬리뼈에 2mm 두께의 작은 관을 넣어 염증 부위를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경막외 신경감압술 등의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척추전방전위증은 중년 이후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척추관협착증과 증상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된 자가진단으로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전방전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허리에 자극을 주는 동작을 자제하고,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좋다.

/박재현 원장(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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