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호주·일본·이스라엘, 방역모범국에서 재확산국으로 전락

      2020.07.25 05:22   수정 : 2020.07.25 0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확산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가(지역)들이 이같은 평가가 무색하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CNN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호주, 일본, 이스라엘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지목됐지만 방역이 느슨해지자 다시 급속한 확산세를 겪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코로나19 방역에는 쉴 틈이 없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



홍콩
홍콩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곧바로 유입되면서 1월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지도 만들기, 사회적 거리두기, 손씼기 권장, 홍콩 공항 경유 여객 입국 금지, 입국자들에 대한 강력한 검역과 검사 등을 폈다.


헬스클럽들은 폐쇄됐고, 주류 판매와 술집 영업이 금지됐다. 식당, 카페는 문을 닫거나 추가 안정 장치들을 마련해야 했다.

수주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한자리수, 또는 아예 나오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은 지난 6일 이후 '제3차 파도'에 직면해 있다. 홍콩 당국은 신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4일 홍콩의 신규 확진자 수는 123명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방역도 강화돼 공공장소 모임 인원 제한 규모가 50명에서 4명 이하가 됐다. 헬스클럽들은 다시 폐쇄됐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관광객들은 음성판정 결과를 제출해야 입국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처음으로 실시됐다.

홍콩에서는 지금까지 2372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홍콩 당국은 주민들에게 가능한 집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호주
한때 코로나19 대응에서 기준이 됐던 호주는 초기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바 있다.

2월 1일 미국처럼 최근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화하자 3월초에는 이란, 한국, 이탈리아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했고, 3월 19일에는 호주 시민이나 영주권자가 아닌 모든 외국인들을 입금금지했다.

3월 말에는 공공모임을 금지했고,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외출도 금지했다. 한동안 코로나19는 잘 통제되는 것처럼 보였다.

5월초 호주 보건부 대변인은 CNN에 "호주는 신규감염자 커브를 평탄하게 낮추는데 정말로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5월 8일 스코트 모리슨 호주 총리는 7월 경제재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호주의 순탄한 행로는 이달들어 마침표를 찍었다.

멜버른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자 지난 7일 멜버른이 속해있는 빅토리아주의 주민 660만명에 봉쇄령을 내렸다.

지난주 호주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한 2곳인 빅토리아와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경계가 사상처음 봉쇄됐고, 봉쇄령과 함께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멜버른과 인근 지역에서는 식료품 구매, 가벼운 운동을 위한 외출, 출근, 병원행 등을 제외한 모든 외출이 금지됐다.

대니얼 앤드루스 총리에 따르면 22일 빅토리아주에서 신규확진자 403명이 나와 3번째로 높은 증가세를 기로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현재 호주내 확진자 수는 1만3000명이 넘고 14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
일본도 그동안 코로나19를 잘 통제하는 듯 보였다.

5월 2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했다.

일본 정부는 심지어 국내 여행 장려 정책까지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는 급속히 재확산됐다고 CNN은 전했다.

일본 보건성에 따르면 23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최대 규모인 981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도 2명이 나왔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제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만9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 수는 994명에 이른다.

도쿄를 비롯해 여러 현에서 이날 기록적인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도쿄도에서는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명을 돌파해 366명을 기록했다.

특히 도쿄 신규 확진자 가운데 60%가 20~30대에 집중돼 우려르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주 일본 정부는 여행장려 프로그램에서 도쿄를 제외했다.

이스라엘
이스라엘 역시 수개월간 국제 사회에서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았다.

코로나19 초기 신속하게 여행제한 조처를 취하고, 봉쇄에 들어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았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치명률은 서구 국가들에 비해 훨씬 낮았다.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던 때에 이스라엘은 경제재개에 나섰고,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는 연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자랑했다.

이스라엘에서 첫번째 확진자가 나온지 두달 뒤인 4월 18일 네타냐후 총리는 코로나19와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방역 뿐만 아니라 경제재개와 관련한 국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2차 확산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딴판이 됐다.

식당, 쇼핑몰, 해변이 다시 문을 연지 수주일만에 이스라엘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0배 폭증했다. 5월 중순 이후 하루 평균 약 20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두달도 채 안돼 확진자가 1000명넘게 늘었다.

이달초 네타냐후는 헬스클럽, 수영장, 이벤트홀, 술집 등을 무기한 폐쇄했다. 식당과 예배당은 제한된 인원만 입장이 가능토록 했다.

이미 실업률이 20%를 웃돌게 된 이스라엘은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 전면 봉쇄를 피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사상최대를 기록하자 이스라엘은 결국 지난 17일 일련의 추가 규제를 단행해 사실상 2번째 전면봉쇄에 들어갔다.

식당은 외부에서 음식을 먹는 테이크아웃이나 배달만이 가능하고, 실내 모임은 10명 이하로 제한됐다. 상점, 쇼핑몰, 박물관 등은 주말에 닫는다.

24일부터는 해변도 봉쇄됐다.

이스라엘의 신규 확진자 수는 23일 1819명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전날 1758명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최대 수준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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