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풍도 본명 되찾는다…일제 1894년 무단변경
2020.07.26 13:50
수정 : 2020.07.26 13:50기사원문
[안산=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구한말 동북아 패권을 놓고 벌인 청일전쟁 시발점인 안산시 풍도가 126년 만에 본래 이름을 되찾는다. 청일전쟁에서 이긴 일본은 1894년 지명을 '풍도(楓島)'에서 '풍도(豊島)'로 제멋대로 바꿨다.
안산도시공사는 작년부터 청일전쟁 도화선이 된 풍도해전 지명복원운동 등 역사 재조명 사업을 벌여 올해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중 3종에 풍도해전이 수록된데 이어 본래 지명 복원을 목전에 뒀다고 25일 밝혔다.
풍도는 일제가 풍도 앞바다 기습공격으로 시작한 청일전쟁에서 승리하자 1894년 지명을 '풍도(楓島)'에서 '풍도(豊島)'로 무단 변경했다. 이에 따라 안산시와 안산도시공사는 공동으로 한자 지명 복원에 나섰다.
안산시지명위원회는 올해 5월 지명 환원을 결정하고 경기도 지명위원회, 국토부 국가지명위원회에 변경고시를 요청했다. ‘야생화 천국’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자연환경과 역사유산 등을 알리기 위한 전시회도 열린다.
안산도시공사가 위탁 운영하는 대부도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오는 28일 재개관에 맞춰 풍도해전 관련 유물과 함께 설치미술가 노동식의 콜라보를 선보이는 ‘풍도해전 상설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지난달 박물관에 설치한 3D홀로그램을 통해 풍도해전 관련 영상을 송출해 풍도해전의 생생한 현장감도 전달할 계획이다.
양근서 안산도시공사 사장은 “풍도해전은 뒷날 일본이 국권을 강탈하는 빌미가 됐을 뿐만 아니라 당시 동북아 패권경쟁을 보여주는 세계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며 “풍도 재조명으로 역사적 교훈을 얻고 풍도와 대부도 일원이 새로운 역사탐방지로 부상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풍도는 2005년 한 민간기업이 청일전쟁 당시 일본해군 공격으로 침몰한 영국 국적의 청나라 보급선 고승호를 수중 발굴해 금과 은괴, 은화, 은수저, 소총, 아편 파이프 등을 건져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