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윤석열에 한동훈 버리라 했지만…우병우 라인이 윤석열 라인"
2020.07.27 07:56
수정 : 2020.07.27 14:00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검찰내부 고발자를 자처하고 있는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1년전 윤석열 검찰총장(당시 내정자)에게 한동훈 검사장 등 정치검사 정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우병우 라인이 대윤(윤석열) 라인이고, 대윤 라인이 소윤(윤대진) 라인인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른바 '특수통'으로 끈끈한 연줄을 맺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했음을 아울러 밝혔다.
◇ 임은정 "윤석열에 한동훈 등 정치검사 쳐내라 건의…檢신뢰 회복할 마지막 기회"
임 부장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해 "작년 7월 12일, 윤석열 검찰총장 내정자에게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냈다"며 건의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임 부장검사는 메일을 통해 "(검찰) 내부에서 (윤석열) 검사장님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특수통 전성시대가 더욱 확고히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우병우-윤석열-윤대진 라인의 끈끈함에 검찰내부 시선이 곱지 않다고 했다.
이어 "몇몇 검사들이 약간 솎아지긴 했지만, 정치검사들이 여전히 잘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잘 나갈거라는 걸 검찰 내부에서는 모두 알고 있다"며 정치검사들인 "조상철 대검 차장, 김기동 고검장 확정적, 한동훈 검사장 확실, 신자용은 요즘 핫한 남부2차장 등 여러 말들이 떠돌고 있다"고 했다.
임 부장검사는 "(윤석열은) 이제 특수통의 보스가 아니라 대한민국 검찰을 이끄는 검찰총장이다"며 "간부들이 대개 그 모양이라 다 버리라고 차마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만 너무도 도드라졌던 정치검사들은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사장이 정치검사들의 방패막이로 소모되면 국민들이 검찰에 더 이상 기대를 품을 수 있겠는가"면서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를 헛되이 날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한동훈 등 정치검사를 쳐내라고 했다.
◇ 임은정 "혹시 했지만 역시나…한동훈 뒤늦게나마 검찰수사 문제점 안 것은 다행"
임 부장검사는 "(윤 총장이) 제 고언을 안 들을 줄 알았다"며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여서 슬펐다고 했다.
더불어 "총장도 그렇지만 인사 참사를 거듭하는 법무부와 청와대가 얼마나 야속하던지"라며 지난해 검찰인사 때 정치검사를 솎아내지 못한 것이 섭섭했다고 털어 놓았다.
임 부장검사는 표현하진 않았지만 이러한 말을 통해 곧 단행될 검찰인사에선 정치검사 정리를 간접 촉구한 셈이다.
한편 임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의 이른바 '검언유착'수사에 반발하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에게 "문제 제기가 정당한지는 제쳐놓고 한 검사장 역시 검찰 수사의 문제점에 대해 뒤늦게나마 고민하게 된 것은 같은 고민을 하는 입장에서 매우 반갑다"며 이제야 검찰 잘못을 깨달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