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삼성헤지운용 합병 '잠정 연기'
2020.07.27 14:32
수정 : 2020.07.27 20: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자산운용이 오는 8월1일로 예정된 삼성헤지운용과의 흡수 합병을 전격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8월1일로 예정됐던 삼성헤지자산운용과의 합병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운용은 지난 4월 사모시장 경쟁 격화로 인한 수탁고 감소에 삼성헤지자산운용의 존속법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흡수합병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합병계획을 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감독당국의 전수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합병 계획을 미루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게됐다"며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과 삼성헤지운용은 당분간 별도의 법인으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17년 1월에 헤지펀드 전략에 특화된 전문사모 운용사 삼성헤지자산운용을 자회사로 설립한 바 있다.
한편,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본시장의 기린아로 촉망받던 헤지펀드업계가 최근 라임,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운용사들도 헤지펀드 재정비에 나섰다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 트러스톤운용은 2016년 당시 헤지펀드 부문을 특화해 설립해 만든 자회사 트러스톤멀티운용을 지난해 초 매각한 바 있다.
업계에선 지난 2011년 출범한 한국형 헤지펀드가 현재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 중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간 각 사 마다 야심차게 추진해 온 헤지펀드운용 사업부문이 최근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라며 “실제 1세대 한국형 헤지펀드사들도 수익률 부진으로 고전을 겪었고, 당시 매니저들도 현재까지 꾸준히 자리매김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상 한국형헤지펀드가 박스권 증시 상황에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이나 구조가 대다수인데 최근 변동성이 커지면서 성과가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며 “헤지펀드를 영위하는 다른 운용사들 역시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