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에어컨 막 틀면 면역력 뚝뚝 떨어져요
2020.07.30 17:00
수정 : 2020.07.30 17:00기사원문
■냉방병, 실내외 온도 5도 차이로 발생
냉방병은 보통 실내와 외부 온도가 5도 이상 차이 날 때 발생한다. 실내외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나더라도 항상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은 냉방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직장에서만 에어컨을 쐬는 사람들이 냉방병에 더 걸리기 쉽다.
증상은 두통, 피로감, 근육통, 어지러움, 오심, 집중력 저하 등이다.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가 아픈가 하면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 위장 증상으로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를 들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진다.
또 환기 시설이 없는 사무실 환경에서는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서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고 목이 붓는 인후염에 걸릴 수도 있다.
에어컨에서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찬바람이 나온다면 어깨부터 시작된 통증은 목까지 욱신거리고 심지어 두통까지 생기게 됐다.
기압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평소 음압을 유지하고 있던 관절 내 압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 공간이 부풀게 되면, 관절 속 윤활액 등의 물질이 증가하고 염증 부위에 부종이 심해지면서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냉방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이미 기존 질환을 가지고 있는 만성병 환자다. 심폐기능 이상 환자, 관절염 환자, 노약자, 허약자, 당뇨병 환자 등은 자신의 병이 악화되고 증세도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냉방기에서 나오는 한기가 전체 공기를 차갑게 하지 않고 직접 신체에 닿으면, 몸의 일부만 노출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냉방병에 더 잘 걸린다. 따라서 가정용 또는 소형 점포용이 중앙 집중 방식의 냉방기보다 냉방병을 일으키기가 쉽다.
■오염된 에어컨, 레지오넬라균 감염 위험
에어컨을 트는 여름철에는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늘어난다. 이 질환은 물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발생한다.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냉각탑수, 에어컨, 샤워기, 수도꼭지, 가습기, 분수대, 목욕탕, 찜질방 등의 오염된 물 속에 있다가 작은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져 사람 몸에 들어온다.
레지오넬라균 감염증은 독감형과 폐렴형으로 나뉜다. 독감형은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마른기침, 콧물 등 경미한 증상만을 나타나고 보통 2~5일이면 별다른 치료 없이 호전된다.
폐렴형은 주로 만성폐질환자나 흡연자 혹은 면역저하자에게서 나타난다. 24시간 이후에 발열에 더해 폐에 염증이 생겨 기침, 호흡 곤란 등이 발생하며 심각한 감염증을 나타낸다. 종종 폐렴형은 심근염, 심외막염, 부비동염, 봉소염, 복막염, 신우신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어컨 필터, 냉각기 등의 정기적인 소독과 점검이 필수다.
가정에서도 2주일에 한번은 에어컨 필터를 깨끗이 청소하고, 하루에 최소 3~4시간 마다 한번씩은 창문을 여는 등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적정온도로 맞춰 체온 유지해야
밀폐된 환경에서 생길 수 있는 냉방병과 면역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일단 실내 적정 온도인 26~28도를 유지하고, 실내외 온도차는 5도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차량 실내 등에서도 에어컨의 찬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
어린이 및 노약자들은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는 것을 피하고 체온유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면역력이 약화되면 기존 질환이 악화되거나 다른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 병력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에어컨이 켜 있는 환경에서는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줘 체온을 유지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 좁은 사무실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면 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비치해 실내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시킨다.
특히 남성에 비해 노출이 많은 여성들은 얇은 옷을 준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