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지켜야 한다" 캄보디아 미니스커트 착용금지
2020.08.03 10:43
수정 : 2020.08.03 10:43기사원문
캄보디아 정부가 미니스커트나 시스루 옷을 입은 여성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법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캄보디아에서 미니스커트나 시수르 옷차림이 사라지게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3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는 캄보디아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며 이같은 법안 마련을 진행중이다.
이 법안은 정부와 의회 승인을 거쳐 202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법안에는 여성들의 부적절한 옷차림 규제와 남성도 외출 시 셔츠를 입는 내용도 포함됐다.
오크 킴레크 내무장관은 "캄보디아 만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려면 이런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질서의 문제가 아니라 전통과 관습의 문제다"면서 "여성들이 허벅지 중간 밑으로 내려오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정부는 캄보디아 전통보호를 위해 해당법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캄보디아 내외부의 시각은 다르다. 보수적인 캄보디아 사회에서 이 법안이 여성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도구로 악용될 것이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인권센터의 차크 소페압 사무국장은 "정부는 최근 여성의 신체와 옷차림에 대한 규제를 비롯해 여성의 신체 자율권과 자기 표현권 무시 등 여성폭력이 여성 스스로가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법안이 여성들을 부당하게 탄압할 것이다"고 걱정했다.
국제사면위원회 아시아태평양지부의 밍위하 사무국장도 "여성 옷차림 규제는 성폭력에 대한 책임이 여성에 있다는 인식을 강화시켜 성폭력의 피해자의 고통을 더 키우게 될 것이다" 말했다.
한편, 캄보디아에서는 올해 초 한 여성이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림을 통해 의류와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노출이 적은 옷을 입으라는 공식 경고를 무시했다가 외설 및 음란물 노출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다. 훈센 총리가 캄보디아 문화를 더럽히고 성적 학대를 조장하는 선정적 판촉 활동을 규제할 것을 지시한데 따른 것이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