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빌리티=택시' 가맹택시 판 커진다
2020.08.05 14:53
수정 : 2020.08.05 14: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주도한 가맹형 플랫폼택시(가맹 택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KST모빌리티가 가맹 택시를 각각 1만대씩 늘리며 규모의 경쟁에 나선 가운데 타다, 반반택시 등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가맹 택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승차공유 대명사인 우버도 국내 가맹 택시 진출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등 한국 모빌리티 시장은 정부 의지 대로 기존 택시에 정보기술(IT)을 입혀 만든 '브랜드 택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VCNC(타다)와 코나투스(반반택시)가 가맹택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VCNC는 이르면 올해 4·4분기를 목표로 가맹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타다금지법' 통과 이후 VCNC는 준고급 택시호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에 주력해 운영대수를 200대 이상으로 늘렸다. 하지만 국내 택시시장의 약 95%는 중형택시로. 결국 중형택시 시장에 진출해야 타다 플랫폼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VCNC 관계자는 "타다프리미엄 운영으로 이용자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면서 "가맹 택시를 위해 임시운행허가를 받고 규제샌드박스 신청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동안 택시업계와 각을 세운 VCNC가 가맹 택시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배경 중에 택시업계의 '러브콜'도 있었다. 이와 관련, 택시호출서비스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 사업을 본격하면서 가맹택시 시장에서도 선두업체로 자리잡자 택시업계가 도리어 가입자 170만명을 모은 VCNC에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법적인 동승 호출 택시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쌓은 '반반택시'도 가맹택시 시장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냈다. 반반택시는 지난달 동승호출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데 이어 택시가입 기사 1만명을 확보하고 지난 3일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선하는 등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우버도 가맹택시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여객운수법 개정안 통과로 한국 모빌리티 시장의 불확실성은 사라지면서 우버 글로벌 차원에서 가맹택시 시장 진출 여부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우버의 가맹택시 시장 진출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앞서 앤 라빈 우버 아시아태평양 대외협력 시니어디렉터(헤드) 지난해 6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국 택시업계와 협업해 택시시장을 발전시키겠다는 원칙을 처음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가맹택시 시장 규제를 완화하면서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아져 우버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기업은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이 됐다'면서 "타입2(가맹택시)는 택시 면허 확보에 기여금을 내야하는 타입1(혁신형 플랫폼택시)보다 비용이 적어 진입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이미 시장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얼마를 투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