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상처음으로 2000달러 돌파…3000달러 전망도 나와

      2020.08.05 04:58   수정 : 2020.08.05 08: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 가격이 4일(이하 현지시간) 사상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 선을 뚫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과 채권 수익률 하락에 따른 자본 이동이 주된 배경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간 긴장도 고조되면서 불확실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년 반 안에 금 가격이 3000달러로 치달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최대 1.6% 상승해 온스당 2009.13달러까지 올랐다.


또 미국 금 선물 가격 역시 사상최고를 기록해 장중 2027.30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기록한 끝에 지난달 31일 대비 1.7% 상승한 2021달러에 마감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올들어 32% 상승해 주요 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전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수조달러 규모 부양책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을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게 했다.

나인티원의 펀드매니저 조지 치빌리는 "상승세의 근본적인 배경은 불확실성"이라면서 "내년에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로 빠져들지, 또는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회복할지에 관한 불확실성"이라고 분석했다.

치빌리는 "(침체, 회복) 두 경우를 모두 생각하면 금이 답이다"라고 덧붙였다.

최근의 급격한 금 가격 상승세는 기술적으로 간접투자상품이 상장지수펀드(ETF) 인기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금을 직접 사지 않더라도 금에 투자하는 ETF 지분을 사들이면 금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 ETF에 몰린 자금 규모가 400억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한데 이어 7월에도 74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슈로더 펀드매니저 짐 루크는 채권 수익률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현실화하기 시작하면 금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실질수익률)은 이달들어 사상최저 수준인 마이너스(-)1.02%까지 추락했다.

루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한 것보다 높은 수준까지 치솟고, 실질 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그런 세상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BoA는 코로나19 충격에 미중 긴장 고조가 더해져 앞으로 18개월 안에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를 향해 치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는 특히 금 보유비중이 추가 확대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금 보유규모는 글로벌 주식 보유 비중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BoA는 1980년 최대 6.2%까지 이르렀던 금 보유 비중은 아직 3%에도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BoA는 "트레이더들이 금 보유 규모를 늘릴 여지가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금 실질 가치가 여전히 사상최고 수준과 거리가 멀다는 점도 추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클라인워트 함브로스의 수석 시장전략가 파하드 카말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사상최고 금 값은 약 2500달러"라면서 "옛 소련 탱크들이 1979년 아프가니스탄으로 몰려들던 당시(아프간 전쟁)"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