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서 이틀째 폭우로 7명 사망·2명 실종

      2020.08.08 16:17   수정 : 2020.08.08 1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광주·전남에 이틀째 5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재산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폭우로 인한 토사유출과 급류 등으로 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시설물과 도로 곳곳이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영산강·섬진강 전역에 홍수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영산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3곳의 통행이 전면 중단됐고, 광주역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담양군 540㎜, 곡성군 534.5㎜, 화순군 510㎜, 광주시 484.6㎜...광주·전남 곳곳 '물폭탄'
8일 광주광역시·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담양군 540㎜를 최고로 곡성군 534.5㎜, 화순군 510㎜, 광주시 484.6㎜, 장성군 438.5㎜, 구례군 351㎜, 나주시 342㎜, 함평군 339㎜ 등이다.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광주 공항 88.5㎜, 담양군 봉산면 87㎜ 등을 기록했다.
광주 공식 관측지점인 북구 운암동에도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 사이에 81.5㎜의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시와 화순군, 나주시, 영광군, 함평군, 순천시, 장성군, 구례군, 곡성군, 담양군 등 전남 9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목포시, 무안군, 영암군, 장흥군, 광양시, 보성군, 신안군 등 전남 7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번 비는 오는 9일까지 이어지겠으며, 예상 강수량은 50~250㎜다.


■7명 사망·1명 실종…이재민·대피민 급증
전남도가 밝힌 인명피해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사망 7명, 실종 2명, 부상 1명 등 총 10명이다.
곡성군에서는 지난 7일 오후 8시 29분께 오산면 성덕마을 뒤편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4가구를 덮쳐 모두 5명이 숨졌다.

담양군에서는 이날 오전 6시 25분께 금성면 야산에서 무너져내린 흙이 주택을 덮쳐 미처 대피하지 못한 70세 여성이 구조 직후 숨졌다.

앞서 오전 4시께 봉산면에서 8살 남자 어린이가 할머니와 함께 침수 주택에서 대피하던 중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가 이날 오후 오후 1시 20분께 집에서 50∼60m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비슷한 시간대 무정면에서도 휩쓸린 토사에 주택이 무너져 매몰자 1명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이재민도 크게 늘어 광주 412명, 전남 19명 등 431명이 임시 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또 마을 토사 유입, 제방 유실, 댐·하천 주변 범람 우려로 전남지역 일시 대피자만 2253명에 달한다.
이밖에 섬진강 둑 일부가 무너져 내린 구례군의 요양병원 2곳에서 환자·의료진 등 300여명이 실내에 고립돼 소방당국이 배수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택 침수·도로 유실…농경지 878㏊ 피해
광주에서는 이날 오전 기준 잠정 확인된 재산 피해는 총 583건에 달한다. △주택침수 182곳 △도로 침수·파손 187곳 △사유시설 하수도 역류·범람 60곳 △농경지 침수 26곳 △석축 옹벽 파손 10곳 △가로수 쓰러짐 8곳 △정전 3건 △차량 침수 3건 △단수 1건 △기타 103건 등이다.

특히 북구 일대에서는 신안교 범람 여파로 신안동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는 등 각종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에서는 주택 71채가 침수·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영광군·나주시·곡성군·담양군 등에서 농경지
3253㏊ 침수와 함께 천제방 일부 유실, 도로법면 토사유실 등이 발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영산강·섬진강 범람 위기…곳곳 교통 통제
영산강홍수통제소는 영산강 수계 4곳(극락교·장록교·나주대교·남평고), 섬진강 수계 3곳(곡성 금곡교·구례교·구례군 송정리)에 홍수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또 영산강 수계 담양·광주·장성·나주댐, 섬진강 수계 주암·섬진강·주암조절지댐 등 모든 댐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강 지류·소하천도 범람하고 있다. 전남 장성 황룡강 단광천, 담양 광주호·증암천, 구례 서시천, 곡성 금곡교, 장성 야은리 하천 등의 물이 넘쳐 주변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도로·지하철 등 주요 교통도 원활치 못하다. 영산강 범람 위기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20분을 기해 영산강을 횡단하는 영산대교·영산교·죽산교 등 3개 교량의 차량 및 보행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17분께 광주선 월곡천교가 침수돼 광주역~광주송정역 셔틀열차(30회)를 비롯해 광주역을 오가는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 용산~광주역행 새마을호(왕복 8회)는 광주송정역까지만 오간다. 용산발 무궁화호(12회)도 익산역까지만 운행된다.

이밖에 송정∼순천, 순천∼목포, 순천∼장성 간 등 3개 구간에서 5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광주에서는 침수 우려가 큰 도심 도로 11곳의 통행이 막혔다. 전남에서는 나주시·곡성군·화순군 등의 주요 도로 6곳이 토사에 파묻혀 응급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화순읍 삼천교는 교각 일부가 침하돼 교통 통제 중이다.

광주 지하철 1호선은 평동역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평동역을 뺀 나머지 노선만 운행하고 있다.

무등산·지리산·내장산·월출산 국립공원의 탐방로 입산 역시 모두 금지됐다. 다도해해상공원은 부분 통제 중이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겠다"며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 산사태 등 비 피해 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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