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의장 "국가교육위 설치법 연내 통과 추진돼야"
2020.08.10 17:43
수정 : 2020.08.10 17: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사진)이 25년 동안 담론으로만 머물렀던 교육 개혁 실행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촉구했다. 연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대선 정국으로 넘어가 사실상 설립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김진경 의장은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국가교육위 설치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공약이다. 독립적인 합의제 행정기구에서 중장기 교육방향을 설정해 초당적·초정권적인 교육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설치법이 발의됐으나 야당의 반대로 폐기됐다.
김 의장은 "국가교육위 설치법이 곧 발의가 될 것"이라며 "지난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발의한 법안보다 수정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에 따르면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된 조 의원 법안에서는 국가교육 기본계획을 10년 단위로 짜도록 했다. 새로운 법안에는 국가교육 기본계획의 성격을 '국가 차원의 교육제도 개혁'이라고 명시하고 교육과정 고시 등 갈등 사안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도 기속력을 갖도록 명시했다.
또 국가교육위원을 구성할 때 교육주체와 전문가가 많이 들어오도록 대통령과 국회가 위원을 추천할 때에도 청년대표를 의무적으로 추천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국민참여위원회 등 국가교육위가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창구도 법에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가교육위 설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995년 5·31 교육개혁에 미래형 교원양성체계 구상과 실행계획이 모두 담겨있었지만 25년째 체제 변화가 없었다"며 "산업화 시대에서 지식기반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담론으로서 교육개혁은 이뤄졌지만 체제 개혁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교육체제 변화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로는 교육부와 교육청부터 교원까지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김 의장은 "2년에 한 번꼴로 선거를 치러야 하니까 개혁을 하려다가도 저항이 있으면 물러나길 반복하며 25년 동안 그대로 유지돼온 것"이라며 "국가교육위처럼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완충장치가 없으면 체제 개혁이 그대로 이뤄질 수가 없다. 교육 개혁에서 '악마가 숨은 디테일'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교육 실현을 위한 체제 개혁 첫걸음이 결국에는 국가교육위"라며 "상층부 거버넌스부터 아래로 하나하나 저항을 극복하고 나가지 않으면 체제 개혁이 굉장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가교육회의가 올 11월까지 숙의 예정인 교원양성체제 개편 관련해서는 "굉장히 민감한 주제"라며 "현장에서는 지역화 관련 의제가 많이 올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교육위가 설치되면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교육은 국가교육위 산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고등교육과 직업교육은 교육부를 중심으로 양분화되는 만큼 교원의 지방직화 우려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사회가 급변하고 직업이 불안정해지면서 학교 교과목도 달라지는데 학부 단위의 경직된 특수목적양성체계가 맞는지 근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서 학교가 지역화되는 상황에서 교사만을 양성하는 것은 어떤 형태로 할 것인지도 관건"이라며 "학력이 아닌 역량중심 사회로 변화할 때 교육과정과 과목이이 어떻게 재편되는 것이 좋을 지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우리 교육체제 개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학입시 정책 관련해서는 "4년에 한 번씩 조정해야 한다"며 "다음 정부가 출범 후에는 공론화를 통해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교육개혁에서 가장 지체된 부분이 고등·직업교육으로 매우 심각하다"며 "국가교육위원회가 설치된 후 산업계와 고용 등 매우 넓은 공론화 틀을 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