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전자기기서 캐낸 金, 한해 13.5t… 금광 채굴의 60배

      2020.08.10 18:15   수정 : 2020.08.10 19:30기사원문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개인투자용과 산업용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쟁탈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국내에서도 금을 회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인 게 도시광산이다.

폐전자제품을 회수해 금, 은 등 희귀금속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도시광산'을 통해 1년에 약 1만3500kg의 금이 나온다. 1년 동안 우리나라 금광에서 채굴하는 금의 양이 약 212kg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60배 이상 큰 규모다.
특히 전 세계 금 매장량이 한정된 만큼 앞으로 도시광산의 중요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대기업과 지자체 등도 도시광산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철수하고, 현재는 중소 업체들나 대기업 계열사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도시광산의 확장성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채굴 생태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광산 금 회수량 1년에 13.5t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도시광산을 통한 우리나라의 금 회수량은 1년에 약 1만3496kg 정도다. 가장 많은 양이 반도체 등의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에서 추출되며 약 8615kg 정도 금이 나온다. 폐 PC나 휴대폰, 대형가전 등 폐전자기기에서도 4471kg의 금이 나온다. 폐기물은 아니지만 기존 귀금속 및 보석 등을 통해 수집되는 금도 5만4173kg에 달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11년 펴낸 '도시광산 내 희소금속의 잠재가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기준 국내 도시광산 내 희소금속의 잠재가치는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를 쓴 정호성 수석연구원은 "희소금속 채굴 비용 상승, 자원 무기화 등으로 도시광산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2020년 도시광산 내 희소금속의 잠재가치가 최소 3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9년 당시 서울시는 폐기물의 금속 자원 회수율을 높이고 사회적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도시광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현재는 폐가전 수집을 통한 재활용 사업은 철수하고 민간위탁 형태로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SR)가 폐가전을 처리하고 있다. 포스코엠텍 역시 2010년에 나인디지트라는 도시광산 기업을 인수하며 도시광산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현재는 철수한 상태다.

도시광산 재기 가능성 논란


10년 전만 하더라도 도시광산의 효율성이 금광과 비교해 최대 80배나 높다며 희귀금속 확보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예를 들어 금광 1t을 채굴하면 약 5g의 금이 나오는데 핸드폰 1t에서는 금이 400g(80배) 나온다는 논리였다.

금 제련 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 도시광산에 대해 장밋빛 전망들이 나오며 제대로 경제성 분석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무원들이 2010년경에 핸드폰 재활용을 위해 웃돈을 주고 폐휴대폰을 사는 웃지 못할 일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핸드폰을 수리해서 개발도상국에 팔면 몇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핸드폰을 분해해 봤자 약 2000원 정도의 가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국제 금속 가격의 변동과 중국 폐기물 정책의 변화도 도시광산업의 전망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10년 당시만 해도 중국이 전 세계의 자원을 흡수하며 자동차 등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수집해 파는 사업이 각광 받았다.
하지만 수많은 업자들이 도시광산업에 뛰어들고, 2010년 이후 유럽발 경제 위기가 오면서 국제 금속 가격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도시광산업의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됐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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