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효과’ 두고 여야 연일 네탓 공방 격화

      2020.08.11 17:46   수정 : 2020.08.11 17: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대표적 사업인 4대강 보 효용성 논란이 연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국적인 수해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능력을 재평가해야 한다며 이슈에 불을 댕기면서다.

특히 이번 비 피해가 영남권에 집중된 4대강 보 지역보다 호남권에 쏠리고 있다는 논리를 펴면서 급기야 양당 지도부가 가세하고 전현 정권 기싸움 성격으로 판이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보가 홍수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하면서 공방이 더 격화되는 모양새다.

■野, MB ‘4대강 사업’ 재평가..“큰 피해 막았다”
미래통합당은 11일 이명박 정부 시절 주요 참모나 친 MB계로 불리는 인사들이 대거 4대강 방어를 위해 전면에 나섰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통합당 의원이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뒤 4대강 사업 재평가 논쟁이 여야에서 불이 붙고 이틀만이다.

MB계로 불리는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4대강보와 홍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라면서 은근히 4대강 사업을 디스했다"며 "애매모호하게
홍수의 원인이 4대강보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고 가뭄과 홍수예방에 자신 있으면 지금 즉시 4대강보를 파괴하시라"고 적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특임장관을 지내고 실세로 불린 이재오 전 의원도 "4대강 16개 보를 안 했으면 나라의 절반이 물에 잠겼을 것"이라며 "민주당이여 국민을 보고, 현장에
가보고 나서 말해달라"고 강조했다.

야권에선 또 문재인 정부에서 대거 설치된 태양광 시설로 인해 이번 호우 와중에 산사태 피해가 늘었다며 국정조사도 요구 중이다.

■與, “영산강·낙동강도 터졌다...정쟁 멈추고 피해복구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통합당의 주장에 대대적인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은 오히려 4대강 보가 이번 비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며 해체론도 펴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보 시설물이 물 흐름을 방해해 홍수를 악화시킨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된다"며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보는 철거하고 제방은 보강하면 되는 것"이라며 환경부에 조속한 대처를 촉구했다.

이낙연·박주민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당권주자들도 이날 논쟁에 가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충북 음성 호우 피해지역을 방문해 “과거 4대강 보 설치는 소하천이나 소천은 그대로 두고 그 밑에서만 이뤄졌다”며 “잘한 거냐 못한 거냐에 대한 논쟁이 있지만 적어도 일의 순서는 잘못됐음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통합당 지도부를 향해 “수해지역에 갔으면 조용히 피해복구에 손을 돕고 오실 것이지, 하루라도 정쟁을 일으키지 않으면 입에 가시라도 돋냐”라며 “재난 앞에선 위로와 수습이 먼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통합당 주장은 사실도 아니다.
4대강 사업을 하고 보를 설치한 영산강과 낙동강에서도 제방이 터졌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4대강 보의 홍수 조절능력 영향 평가를 거론하고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했다.
이처럼 정부가 실제 4대강 보 영향 평가에 나선 만큼 결과에 따라 보 시설은 물론 여야도 희비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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