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4대강 보 홍수예방 안돼" 야권 주장 정면 반박(종합)

      2020.08.12 16:49   수정 : 2020.08.12 20:35기사원문
긴 장마와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가 커지자 여권과 야당이 4대강 사업을 놓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밝히자 4대강 사업이 정치권 의제로 소환됐다. 여권에서는 4대강 사업의 폐해가 이미 자료와 연구로 증명됐다고 지적하는 한편 야권에서는 4대강 사업의 홍수 방지 효과를 주장함과 동시에 현 정부의 태양광 개발 문제를 파고 들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에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이포보가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2020.8.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이명박(MB)정부 시절 22조원을 들여 4대강(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에 대형 보를 설치한 '4대강 사업'과 최근 빈발한 홍수의 연관성을 두고 연일 정치권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환경부가 "보는 홍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환경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4대강 사업 및 보의 치수 영향 관련 조사·평가 자료'를 공개했다. 최근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에서 4대강 보 덕분에 일부 지역에 홍수 피해를 막았고, 4대강 사업에서 빠진 섬진강이 이번 집중호우로 큰 홍수 피해를 겪었다는 주장에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날 환경부는 MB정부 시절인 2009년 7월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내놓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자료에 "보는 물 확보능력만 제시했고, 보의 홍수조절 효과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내용을 인용하면서 "보는 오히려 홍수위를 일부 상승시켜 홍수소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라는 2014년 2월 4대강사업 조사평가 위원회 조사결과와 2018년 7월 감사원 감사결과를 추가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MB정부 시절 작성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보면 보 사업 전체 영향 부문에서 홍수 조절 효과는 주로 하도정비(준설), 하굿둑 배수문 증설, 노후제방 보강 등을 통해 증대시키는 것으로 계획했지, 보는 물 확보능력만을 제시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 보고서에도 4대강에 설치된 보로 인해 홍수위가 일부 상승하나, 준설로 인한 홍수위 저하와 중첩돼 실제 보 설치로 인한 홍수방어능력 변화는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됐고, 확보된 치수능력은 마스터플랜에서 제시한 것처럼 주로 하도 준설 등의 효과로 판단된다고 봤다.

여기에 더해 금강, 영산강의 보를 해체했을 땐 오히려 홍수조절능력 개선으로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한데 이어 한강, 낙동강의 경우도 보가 없을 때 홍수조절능력이 개선된다는 내용을 곁들이면서 야권 주장이 틀렸다며 쐐기를 박았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이러한 자료 인용과 관련해 "4대강 보의 홍수 영향 관련된 쟁점에 대해 환경부의 의견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동안 검토됐던 (4대강 보 관련)사항을 다시 확인하고 공유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로 보시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4대강 16개보 설치가 되지 않았다면 홍수 피해를 키우고 나라의 절반이 물에 잠겼을 것이란 일부 주장에 대해 "보 설치로 인한 하천 제방의 치수안전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4대강 본류 구간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홍수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홍수 피해와 관련해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을 조사·평가하라는 당부에 대해 "대통령 지시사항 내용을 확인해 민간전문가와 함께 실증적 평가방안을 강구하겠다"라면서도 "평가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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